슈트, 남자의 미래를 바꾸다.
작년에 남편 차를 사기 위해 시승 신청할 겸, 견적도 낼 겸 전시장을 방문 한적이 있다. 이때 다양한 딜러들을 만났다. 차를 사는 일이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보니 꽤 기억에 남았다. 기본적인 고객 응대 예의는 다 갖추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딜러의 외모와 옷차림을 살피고 있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보이는 대로 판단했다. 잘 모르는 사람의 의견을 듣고 판단해야 하다 보니 눈에 보이는 정보에 더욱 의존한 것이다.
'얼굴은 외모뿐만 아니라 인간 내면을 드러내는 광고판으로 타인이 자신을 평가하는 정보의 보고'라고 한다(동아비즈니스 리뷰).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기초 정보 외에 성격, 능력, 건강, 과거 인생 등 다양한 정보를 추론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란 말이 있을까? 하지만 얼굴이 다는 아니다. 얼굴뿐만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는 스타일, 태도 등도 나를 표현하는 도구다. ‘나라는 좋은 상품’을 더 잘 팔기 위해 포장하는 포장지이다.
"패션 스타일은 당신을 비즈니스 시장에서 최고의 상품으로 만들어주는 포장이다. (중략) 패션 스타일은 곧 자신의 미래에 대한 약속이다."
직장인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가 양복입고 출근하는 OO맨들의 모습이다. 직장인이라면 옷은 멋내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 위한 기술이다. 업무에 따라 복장은 다양하지만, 남성복의 최고봉은 단연 슈트다.
슈트 하면 떠오르는 영화는 킹스맨이다. 전문성과 스타일이 동시에 있는 멋진 슈트를 입은 남자를 보면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간다. "Manners maketh man" 만큼 유명한 영화의 명대사 중 하나는 "슈트는 젠틀맨의 갑옷이다(The suit is a modern gentleman's armour)"이다. 직장이라는 전쟁터에 나가는 남자들의 슈트는 갑옷이다. 요즘에는 슈트는 갑옷의 역할을 넘어선다. 스타일과 이미지가 중요한 이 시대에 슈트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나의 일상에선 갑옷 입은 젠틀맨들을 매일 볼 기회가 많지 않다. 남편도 옷을 자유롭게 입고 출근하는 편이고, 회사도 엔지니어들이 많다 보니 대부분 티셔츠에 청바지 혹은 면바지다. 슈트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좀 아쉽다. (아쉽지만 다행이기도 하다. 남자들이 슈트를 입고 출근하는 분위기라면, 내 복장도 편하진 못한 곳일 테니...... ).
슈트를 좋아하는 나는 <<슈트, 남자의 미래를 바꾸다>> 책의 표지가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 제목도 Suit for your success. 성공을 위해 슈트를 입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KBS 보도본부에서 20년 넘게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한 현역 스타일리스트이다. "스튜디오 카메라 앞에 앉아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나 기자들이 시청자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동시에 돋보이도록"(출처: 경향신문 스타일리스트 김세현 “오늘 헤드라인 예측해 앵커 의상·스타일 정하죠) 일해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 슈트를 고민해온 사람이다. 사람과 전달하는 이미지를 일치시키기 위해 고민해온 만큼 그의 스타일링 노하우는 단지 멋에만 있지 않다. "그가 말하는 보도 스타일링의 가장 기본은 “뉴스와 앵커가 분리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뚜렷한 주관과 기준에 기반한다.
옷이 정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칠까? 생각해보면 그렇다. 옷은 입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정체성을 대변한다. 옷을 차려 입으면 행동도 달라진다. 정장을 입고, 구두를 신으면 걸음걸이도 단정해지고, 행동도 우아해진다. 집에서 입던 헐렁한 운동복에 슬리퍼 신으면 걸음걸이도 편안하다. 저자는 '패션 스타일'이 내 미래를 결정한다면서 성공을 위해서라면 효과적, 전략적으로 입으라고 조언한다. 옷을 고르는 시간에 차라리 다른 더 중요한 것을 하겠다면서 한 가지 스타일을 고집한 잡스, 저커버그, 오바마, 박진영 같은 사람들도 그 한 가지 스타일을 매우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보이는 것이 전부인 세상에서, 특히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작가의 조언은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슈트가 어려운 이유는 소재, 컬러, 디자인을 선택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유행보다는 전통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디자인과 컬러에 어울리는 셔츠, 넥타이, 벨트, 구두까지 다 맞춰야 한다. 작가는 맞춰 입거나 많이 입어보거나 해서 자신의 몸 사이즈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으라고 조언한다. 동시에 슈트와 함께 입어야 할 셔츠, 구두, 액세서리에 대한 소개도 잊지 않는다.
슈트의 격식도 멋지지만, 약간의 캐주얼 한 모습도 매력적이다. 슈트를 입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비즈니스 캐주얼에 대한 팁도 제공한다. 외출 전 체크리스트와 더불어 잡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미지 맵도 제공하니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이다.
사회 초년생이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나 슈트와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p.s 성공하고 싶다면 슈트를 입으세요. 이건 말구요. (열라 비쌈)
* 이 책은 성장판 독서모임으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으나 내용은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