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인생을 사는 우리에게…
호텔이나 크루즈 데스크에서 일을 하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갑자기 누군가의 욕을 속이 썩어 문들어질때까지 먹게되는 일들이 허다하다. 분명 내 잘못도 없고, 따지고 보면 나랑 상관도 없는 일인데, 내가 진심으로 미안하지도 않는 상황에서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할 수 밖에 없는 이 현실이 결국에는 나의 현실이자 나의 업무이다.
하지만 내가 정말로 미안하지 않을때 남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말은, 나도 모르게 내 자존감을 조금씩 갉아먹는다는 것을 어느순간 깨닫게 되었다. 하루에 미안하다고 하는 횟수로만 봐서는 내가 대체 전생에 어느정도의 대역죄인으로 잘못하고 살았길래 이렇게 미안하다는 소리만 질리도록 하루종일 입에 달고 사는건가 싶다.
이걸 고민하다가 새롭게 깨달은 것이 있다.
그래서 내가 깨달은 것을 한번 나누어 보려고 한다.
대부분의 ‘미안해’라는 단어는, 그들의 마음 공감과 더불어 ‘고마워’라는 단어의 조합으로 충분히 대체가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손님이 식당 밥이 맛없다고 컴플레인을 했다치자. 원래라면 “미안해. 방금 너가 말해준 불편함을 식당 메니저한테 보고하고 직접 연락하라고 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줘. 기다리게 해서 정말 미안해”라고 하던 멘트를, “아 그랬구나, 어떻게 마음먹고 온 휴가인데 정말 속상했겠다. 내가 식당 메니저한테 보고하고 직접 연락하라고 전할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준다면 너무 고맙겠어”라고 말을 바꾸는 것이다. 이렇게 뜻은 그대로이면서 나의 단어 선택만이 바뀌었을 뿐인데, 고객의 ‘그래 내가 갑인데 너가 미안해야지’ 태도로 여전히 본인들도 불쾌하고 내 자존감도 깎여나가는 것이 아니라, 신기하게도 ‘그래 까잇꺼 나 이해해줄수 있는 사람이야’ 태도로 고객 본인들도 자기가 마음 넒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고 나 또한 내 자존감을 지킬 수 있었다. 앞으로 살아가는데에 엄청난 도움이 될 깨달음이 하나 추가 되었다.
이 곳에서 내 마음은 내가 지키자.
수고했어 오늘도.
#미안해대신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