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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온코치 Jul 25. 2021

영화 <컨택트>에서 찾은 소통의 본질

어느 날 갑자기 거대한 타원형의 외계 우주선 12대가 지구 각지의 상공에 나타났다. 전 세계는 불안과 혼란에 휩싸였다. 인류는 그들이 어디서, 어떻게, 그리고 왜 왔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 <<컨택트>>는 SF영화지만, 소통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에서는 언어적 소통 뿐만 아니라 소리나 몸짓과 같은 비언어적 교류마저 불가능해 보이는 외계 생명체와의 소통을 말하고 있지만, 소통의 본질은 문화, 국가, 젠더, 세대, 역할, 그리고 인간 개개인을 뛰어넘는 것이기에 이 영화는  많은 울림을 준다.





소통은 서로 연결되려고 하는 의지에서 시작된다


영화의 주인공인 언어학자 루이스는 15시간 이내에 우주선에서 보내는 신호를 해독해서 이들이 지구에 왜 왔는지 이유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우주선에서 보내는 것은 다리가 7개 달린 외계 생명체 둘이 내는 알 수 없는 소리 뿐이다. 그들이 보내는 소리에서 단서를 찾지 못한 루이스는 결국 자신을 먼저 오픈한다.


"We are human." 나 라는 존재를 알리고 보여주는 것. 이때부터 그들 역시 그들의 언어를 표현하기 시작하고, 서로의 신비로운 소통이 시작된다. 또한, 루이스는 외계 생명체에게 ‘코스텔로’와 ‘애봇’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진정으로 그들에게 다가간다.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보호복과 헬멧을 벗는 위험을 무릅쓰면서 인간의 공격으로 생명을 잃게 된 애봇을 진심으로 애도한다.






소통은 상대와 내가 연결되려고 하는 의지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언어를 통한 연결이 아니다. 상대를 이 우주의 유일무이한 존재(Being)로 보고, 그가 보여주는 말과 행동 아래에 깔려있는 감정, 욕구, 신념, 가치를 통한 연결이다. 생명체로서 갖는 감정과 욕구는 보편적이기에 우리는 모두 존재로서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의지이며 선택이다. 



논제로섬 관점(Non-zero-sum perspective)으로 상대를 바라보자


영화 속 다른 인물들과 달리 루이스는 공중에 떠있는 상태로 알 수 없는 신호를 보내기만 할 뿐 어떤 공격도 하지 않는 우주선을 싸움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대신, 그들의 언어를 통해 그들의 사고체계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마침내 과거-현재-미래의 선형적 특성을 가진 인간의 언어와 달리 그들은 시간을 통달한 언어방식을 쓰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것을 깨닫는 순간 루이스는 지금의 현상을 순환적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식하고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는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루이스가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에 대하여 논제로섬의 관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로섬의 관점은 상대와 나의 이익과 손실의 합이 '0' 이라고 규정짓기에 나는 상대를 비교하고, 경쟁과 쟁취의 대상으로 본다. 하지만, 논제로섬의 관점은 대립과 경쟁 대신 연대와 협력을 선택한다.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상대의 이익이 나의 손실이 아니며, 오히려 나에게도 이롭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진정한 소통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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