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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온코치 Mar 08. 2022

선행을 구입하다


아침에 경북과 강원도 지역 산불피해 긴급 모금에 참여했다. 

그것도 손놀림 몇 번으로 비록 소액이긴 하지만 아주 손쉽게 말이다. 

그러고 나니 뭔가 좋은 일을 한 것 같아서 기분이가 괜찮다^^


그런데, 한편으론..

정말 큰돈을 기부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현장에서 이재민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분들도 계시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진화 작업에 직접 참여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 

이런 사소한 짓이 뭐 그리 대단한거니? 라는 생각도 든다.


사실 나에게 '돈'을 쓴다는 것보다는 

'시간'과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쓰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물론 얼마나 큰돈을 쓰느냐에 따라 또 달라지겠지만..)

결국, 나는 얼마 안 되는 푼돈으로 '선행'을 구입한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내 일상에서 이것만큼은 해야지 싶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눠주시면 웬만하면 받는 행위이다. 

때로는 한 장 더 달라고 말씀드리기도 한다.


이런 작은 선행(?)이라도 하고 나면 나름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된 듯한 착각이 든다.

이 역시, 전단지 한 장을 받음으로써 선행 이미지를 구입한 셈이다.


비록 "좋은 일을 했다는 자기 위안", "좋은 사람이 된 듯한 착각"을 위해 

나의 사소한 무언가를 지불한 행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남을 돕고자 하는 나의 선한 의도 자체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선행이라는 것이 고귀한 것이긴 하나 늘 거창하게 행동할 필요는 없으니까..


이렇게라도 선행을 구입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다.

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선행을 구입하는 것은 가능하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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