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
친한 동생과 프로젝트를 준비하다가 넉다운이 되었다. 뭔가 막혀 있던 부분이 잘 풀어지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일을 내려놓고 소주를 사러 마트를 방문했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무득 현타가 왔다.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지...'
일이 막힐 때 잠시 쉬는 건 좋은데 소주라니...
답답한 마음을 해결하러 눈앞의 쾌락을 찾다니 그저 본능에 충실한 동물과 다를 바가 무엇일까?
집었던 소주를 내려놓고 아이스크림을 하나 들고 나왔다. 아직 겨울이 다 지나지 않아 날은 쌀쌀한데 마음은 답답한 그런 날이었다.
가끔씩 일을 하다 보면 당장 눈앞의 이익을 좇는 상황을 다양하게 보게 된다. 어느 순간에는 나 역시도 눈앞의 이익만을 바라보고 있는 경우가 있다. "나무라도 제대로 보고자 한 거다"라고 변명하지만 난 결국 더 나은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미래를 보기 싫어서, 혹은 더 나은 삶을 부정해서 미래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당장 눈앞에 다다른 상황을 타개하고 있는 것인데 남들이 보기엔 눈앞의 이익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나 역시도 가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미래를 위해 지금의 눈앞에 있는 이익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그것 또한 누군가의 눈에는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각자의 기준을 갖고 각자의 생각과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 타인을 , 미래를 바라본다. 내가 보기에 눈앞의 이익만을 보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은 내가 보는 그 상황에서 그와 같은 행동을 한다면 나 역시 눈앞의 이익만을 쫓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눈앞의 이익만을 바라보는 눈이고,
우리에게 필요한 눈이란 것은
이익만을 바라본다고 생각하는 타인의 주변도 한 번씩 둘러보고,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오히려 숲을 보고 미래를 보는 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