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습한 밤공기가 새벽을 감싸면
꿈인지 리얼인지 애매한 지경에 빠지곤 해
3명을 만났다
잘 나가는 치과 의사 A, 그의 비위를 맞추기 바쁜 제약 회사 영업인 듯한 사내 B
또 다른 등장인물은 기억의 성긴 그물을 빠져나간 지 오래
B는 A에게 미리 준비한 선물을 건넸고
A는 내게 그것이 무엇일 거 같냐고 물었다
그는 독한 술이라 여겼지만 난 신상 핸드백일 거라 짐작했지
집에서 사모님이 기뻐할 거라 하자 그는 멋쩍게 웃으며 내 어깨를 툭 쳤다
가까운 대합실 락커룸에 보관한 물건이 있다며 A는 내게 100원을 빌려 갔는데
꿈이 깨려는 찰나
딱 잡아떼고 서둘러 멀어지는 그를 잡아 세워 그 돈 받아냈다
평소라면 남에게 싫은 소리 내뱉기 부담스러워
그냥 좋게 좋게 웃으며 헤어졌겠지만
꿈에서는 만만히 보이기 싫어 기어코 100원을 손에 쥐었다
손바닥을 펴 보니 은색 동전에 불긋한 얼룩이 번져 있어
애써 문질러 봤지만 원래 그런 동전이었다 절대 지우지 않아 꿈은 여기까지..
잠에서 깨어 커튼 사이 어스름한 빛살에 손바닥 비춰보니
솟아오른 어렴풋한 둥근 테두리의 눌림
꿈에 날 남겨두고 온 듯한 떨떠름한 기분
혹시나 하여 발아래 바라보니
질척한 어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