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금단이요 환각이로다

by 라미루이





9 PM, 일체의 지체 없이 각 병실 일제 소등!

위이잉 먼지 뒤엉긴 팬의 회전 멈춤 아니 끼긱 역회전

과묵한 계측기 알람 가증스러운 콧줄 아니 생명줄 빠졌다 뚜우 뚜 퉤엣 토악질 작렬

싹수없는 중국 청년 틱톡 열어제껴 처자들 숏 댄스 밤새 감상 삐비빅 경박 난잡 뿅뽕방방 사운드

귀청 찌르는 무딘 삯 바늘 녹슬어 고막 콕콕 박음질 영 서툴러 바가지 사서 생고생 벅벅 긁어 부스럼

놋 주전자 수증기 철철 끓어올라 숨 뚜껑 꼴까닥 넘어갈라 피가래 뱉는 콜록콜록 마른기침

여지없이 엑스레이 원통한 폐 CT 희뿌연 폐부를 파고

별의별 잡소리 낯선 잠자리 거슬려 소량 졸피뎀 없이는 긴 잠은 진즉 글러먹어 통편집 신세

익일 아침 365일 24hr 무제한 서커스 오픈 소식에

마음만은 고요히 숙면..



집에 돌아와 수면제 없이 잠을 청하는 며칠..

호시탐탐 베갯머리 노리고 가로채고 날 선 손톱 실밥 똑똑 뜯어내

속 터지는 뒤통수 간지러이 서성이던 짝 잃은 가위손의 마찰음

과체중 언더 프레셔 초압박 크레이지 쇼타임 리핏 스리핏 무한 질주!

쌍 가르마 갈라치자 끊어내자 컷 커트 커팅 올나잇 옴니버스 메들리

기운 천장엔 기웃기웃 99 마리 웰시코기, 뭉툭 꼬리 잘린 짝짝이 마우스 피 냄새 맡고 헤까닥 눈 뒤집혀

열라 뒤쫓는다고 흙먼지 자욱 번져 따갑다고 눈물 줄줄 흘러 충혈된 눈깔 무새 섬뜩무시

운때 맞아 동침한 상아 절단 코끼리 거구, 거꾸로 뒤집혀서는 이부자리 진탕 허우적대다

극세사 솜털 아래 꼬르륵 가라앉아 허연 뱃가죽 속엣것 여실여실 드러내

어느새 구더기 떼 안팎으로 꼬여 꾸물꾸물 오색 실을 잣는다

쉰내 풍기는 레인보우 튜브 힘껏 던져도 필요 없거든, 거센 파도 너머 팽개치는 그를 보고

난 무르팍 펴고 일어나 삼삼칠 박수 짝짝짝!

한 박자 쉬고..



난데없이 안방으로 난입 돌파한 No. 6669 통일호 급행열차 맨 앞칸 열린 창문

냅다 날아온 장도리, 결사항전 정체 없이 타겟팅 록온 완료

순결 아니 알량한 노루 발굽 내밀어 변장 가면 나체 변태 파티, 자정 종소리 맞춰 퇴장하는 암사슴 밤비

발목 삐끗 접질려 장렬 통쾌한 하방 추락하는 와중

정수리 모가지 엉치 정강이 백도 뼈 차례로 일순 격파 성공!

주인 잃은 장도리 뱅뱅 돌고 돌아

찰랑이는 해발고도 매 분당 1 미터 해수면 상승, 위기 고조되는 어느 방공호 숨어들었다

누가누가 개 끗발 죽여주나 숨 오래 참기 일기토 라이벌리

허름한 군복 입은 두 사내 껴안아 풀 죽은 서로의 머리칼 움켜쥐고

44 구경 매그넘 입탄 뱅그르 관통상, 뻥 뚫린 상대 관자놀이 재차 겨냥해 러시안룰렛 시작

첫 회전이 무한 조리돌림 럭키한 방아쇠 딥키스 납탄 격발 원 불렛 샤우팅

출구 못 찾아 헤매다 최악의 치명타 뇌골 뇌수 지그재그 횡단 분쇄 박살

망자들 수면 아래 가라앉자 그제야 소방 호스 여럿 배출수 일시 멈춤



정체 구간 벗어난 차들은 흉기 돌변 신호는 일단 무시 횡단보도 건너다 말고

외딴 차선이 허전해 일자 아닌 열십자로 가로누운

익명의 부랑자, 배달의 영웅 여기요 굿팡 바이크가 잇달아 짓밟고

한참 늦게 브레이크 비상등 깜박 미안 지송해 점멸 중

뒤돌아보는 척 잠시 머뭇대다 단체 줄행랑

빗길 흐릿한 중앙선 경계 두 동강 난 그의 육신과 종양 분리 해체술 시전

버둥대다 삐져나온 생간 분해 쓸개 탕탕이 곤죽 위장 꼬일 대로 꼬인 피순대 팔자 묵고

순간 재생 이윽고 부활

스크린 암전.. 지지직 노이즈 끼고 박자 놓친 인터미션



난 어느 꼭대기로 순간 이동

흐벅구름 뭉게뭉게 흩안개 어름어름 보이지 않는 저 아래

수천수만 넙데데한 각양각색 교자상 네다리 곧게 펴 내리 계단으로 차곡차곡 쌓아 내려

아득바득 하산길 꿋꿋이 지탱 지지한다

얼마나 지났을까..

사뭇 맑아진 주위 풍광에 두리번대니 저 앞에 희멀건 출구 손짓

검은 도포 입은 자 선뜻 다가와 내 팔 당기며 대놓고 호객 행위

한참을 옥신각신 밀당하다 못 이기는 척

매대 위 엷은 매화꽃 수놓은 쪽빛 저고리 한 벌 고르니

그이 백옥 얼굴 가리어 손에 쥔 합죽선 좌르르 촥 접더니 내 어깨 타악 탁 두드리며

이제 그만 헛꿈에서 깨어나거라! 한바탕 일성에

봉분으로 드높이 쌓아 올린 제삿상 무더기 와르르 무너지고

자욱한 먼지에 수북한 잡초만 사방에 그득하더라

번지르한 웃옷 걸치고 나가는 길

못내 아쉬워 뒤를 돌아보려다

문득 잠이 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