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긴스의 인생 덩크는 과연..

골스 vs. 댈러스, 서부 컨파 3차전의 승부는..

by 라미루이




4 쿼터 중반, 그의 호쾌한 덩크가 터졌다.

골밑을 지키던 수비수는 얼굴을 감싸 쥐며 바닥에 쓰러졌다.

잠시 후 가까이 지켜보던 심판이 오른팔을 앞으로 쭈욱 뻗으며 파울을 선언한다. 마치 복싱 선수가 스트레이트 펀치를 상대에게 날리듯이.. 디펜스 파울이라면 팔을 위로 들었으리라. 적의 턱을 향해 어퍼컷을 날리는 것처럼.. 수비자가 아닌 공격자 파울 선언이다.

'댈러스 매버릭스'의 홈구장에 운집한 관중들은 휴우, 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맥주 컵을 든 건장한 사내 몇몇은 "위긴스, 입 닥치고 니 구역으로 꺼져!" 하고 야유를 보낸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수장, 스티브 커 감독은 아껴둔 비장의 카드를 꺼낸다. 심판의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챌린지(Coach's Challenge)를 쓴 것이다.


코트 위에서 진땀을 뚝뚝 흘리는 선수들, 경기장 안팎에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는 수많은 팬들,

왕년에 NBA 리그를 주름잡은 은퇴한 선수 출신 해설자들이 심판진의 비디오 판독 결과를 애타게 기다린다.

이 챌린지 결과에 따라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3차전의 승부가 갈릴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서부의 챔피언이 격돌하는 최종 파이널에 어느 팀이 오를지 대략 판가름이 날 것이다.


벤치로 물러나 커리와 그린 등 팀 동료와 대화하는 위긴스의 표정은 착잡하다. 아무리 원정 게임이라지만 심판의 콜이 공정하지 않다는 의심이 커져만 간다. 만약 오펜스 파울로 확정된다면 자신은 파울 트러블에 걸려 상대의 주 공격 타겟이 될 것이다. 한 자릿 수로 점수차를 좁힌 댈러스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테지.

더구나 방금 전의 슬램 덩크는 솔직히.. 자신의 인생 덩크나 마찬가지다. 작정하고 이전 돈치치와 베르탕스의 덩크를 되갚은 것이다. 우리 팀의 기세를 살리기 위해, 그리고 저들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자신의 하이 플라이 덩크를 담은 하이라이트 필름은 유튜브에 남아 어마 무시한 조회수를 칠 것이고, NBA 역사에 남을 명장면으로 회자되리라. 하지만 이 챌린지가 실패한다면, 공격자 파울이 맞다면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되어 허무히 사라지겠지.



위긴스는 건너편 벤치에 앉아 수건으로 땀을 닦는 그를 바라본다.

루카 돈치치. 유럽에서 건너온 떠오르는 NBA의 신성. 나름 젠틀하고 예쁘장한 표정을 짓지만, 속은 꼬리 아홉 달린 여우처럼 능글맞고 약은 녀석이야. 저 놈을 전담 마크하느라 진이 빠질 지경이라고. 그는 거리가 멀어지면 3점을 날리고, 간격이 좁다 싶으면 육중한 몸으로 돌진해 골밑을 공략해. 지금까지 저 빌어먹을 녀석이 3점을 몇 개나 꽂았더라?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무튼 자신이니까 그를 감당하지, 다른 선수라면 지금쯤 저 놈은 50점을 훌쩍 넘는 득점력을 과시했을 거라고. 졸지에 리그 1위를 하고도 플옵에서 탈락한 피닉스 선즈의 '크리스 폴'을 떠올려 봐. 그는 돈치치의 탱크처럼 밀고 들어오는 포스트업 공략에 탈진한 나머지 매 경기 후반, 다리가 후들거렸노라고 넌지시 고백했지. "다음 차례는 너야. 단단히 각오하는 게 좋을 걸. 그의 덩치 아니지 엉덩이를 조심해. 르브론보다 더한 박력이야. 무슨 수를 쓰든 골밑에서 밀어내라고.."

폴은 지친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었어.


벤치에서 일어난 돈치치가 순백의 수건을 머리에 덮어쓴 채 자신을 바라본다. 잠깐 시선이 마주치자 그는 입을 비죽거렸다.

(망할 사기꾼 같은 자식. 난 견제하는 의미에서 한 팔을 뻗었을 뿐이야. 네가 코트 바닥에 뒹굴 정도로 후려치지 않았다고..)

그는 파울을 당한 것처럼 할리우드 액션을 취한 것임에 틀림없어, 명백한 플랍(flop)이라고. 모두들 눈을 크게 뜨고 영상을 돌려봐. 순둥순둥한, 곱상한 그의 얼굴에 속으면 안 돼. 그는 약삭빠른 농구 천재이자 속내를 알 수 없는 능구렁이니까..


잠시 후 술렁이던 'American Airlines Center' 장내가 숨을 죽인다. 마침내 판독 결과가 나왔다. 심판은 마이크를 잡고 말문을 연다. "Hmm, Coach's Challenge is Successful.."

위긴스를 비롯한 골스의 모든 선수들과 코치진들이 만면에 웃음을 띠고 승리를 확신한다. 반면에 돈치치와 댈러스의 구단주 '마크 큐반'은 발을 동동 구르고, 이건 아니라며 수긍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격분한 관중들은 심판을 향해 "그 따위로 심판 볼 거면 너희 집으로 돌아가서 잠이나 퍼 자라!" 하고 욕지거리를 퍼붓는다.



챌린지 성공으로 인해 승부의 향방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분위기를 쇄신한 댈러스는 추격의 고삐를 당겨 역전에 성공했을지, 아니면 골스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점수차를 벌려 상대의 고개를 떨구게 했을지.. 과연 골스 대 댈러스, 서부 컨파 3차전은 어느 팀이 승리를 쟁취했을까? 정중히 요청하건대 결과를 아는 누군가는 스포 방지를 위해 그 입을 다물기 바란다.

확실한 것은 '앤드류 위긴스'가 상대의 에이스, 돈치치를 일거에 무너뜨린 '인 유어 페이스(In Your Face)' 덩크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원탑을 찍을 것임에 분명하다는 사실이다. 더불어 위긴스의 바람대로 그 일기토 영상은 농구 역사에 길이 남아 그의 명성을 빛내리라. 그것만은 장담할 수 있다.






* 오늘의 NBA 하이라이트 Top 5>>

https://youtu.be/O2FK7376zG4


* 골스 vs. 댈러스 서부 컨파 3차전 하이라이트>>

https://youtu.be/ZQAhtdDkLnE



1 쿼터 마지막, 밀집 수비를 뚫고 버저 비터를 꽂은 돈치치의 의기양양한 세리머니. 그는 NBA를 주름잡는 차세대 슈퍼스타로 거듭날 것이다.
인생 덩크를 꽂은 위긴스를 독려하는 그린의 살벌한 표정
조던 풀의 죽음의 키스. 내내 부진하던 그는 경기 막판 결정타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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