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보스턴 셀틱스의 파이널 5차전이 끝이 났다. 시리즈 전적 2:2로 팽팽한 가운데 골스의 홈구장에서 펼쳐진 게임은 시종일관 긴장감이 흘렀다.
이전에 벌어진 4차전은 로윌삼, 호포드 등 보스턴의 중앙 수비수가 커리를 견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대신,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골밑을 잠그는 '드롭백' 수비를 펼쳤다. 결과는 공간 활용에 도가 튼 커리의 슛감이 폭발하며 적지인 TD 가든에서 골스는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그는 3점 슛 7개 포함, 43점을 올리며 보스턴 홈구장을 폭격하다시피 했다.
5차전 초반은 골스의 우세였다. 이전 경기, 막판 클러치 상황에서 벤치로 물러났던 '드레이먼드 그린'은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다. 자신의 득점보다 상대에게 저지른 파울 개수가 더 많았으니 말이다. 절치부심한 티가 역력한 그는 탐슨에게 핸드오프 하여 볼을 건네는 척, 뒤돌아 중앙으로 파고들어 덩크를 꽂는가 하면, 이후 깔끔한 플로터를 성공시켜 골스가 점수차를 벌리는데 일조했다.
하프타임까지 스코어는 51:39. 골스가 12점 차로 앞섰다. 보스턴은 요주의 선수, '스테판 커리'를 봉쇄하기 위해 하프코트부터 압박하고, 3점 라인 근처로 다가오면 더블팀을 붙어 견제하는 수비를 펼쳤다. 이전과 달리 보스턴 셀틱스는 경기 시작부터 커리를 숨도 못 쉬게 둘러싸고 몰아붙이는 전술로 맞섰다. 덕분에 그는 경기 내내 고전하며 지친 기색을 내비쳤다. 직전 경기에서 3점 슛 7개를 넣었지만, 오늘은 공의 궤적이 일정치 않거나 거리가 짧아 골대를 맞고 튕긴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상대와 정면 대결하며 활로를 찾았다. 그는 상대적으로 휑한 골밑을 파고들어 묘기에 가까운 서커스 레이업을 적중시키거나, 수비가 헐거운 동료들에게 볼을 빼주는 등 영리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또한 파이널 후반에 이르러 기력이 달리거나 부상으로 허덕이는 상대 선수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견고하기로 이름난 보스턴의 수비벽이 흔들리고 틈이 생겼다. 그 균열은 갈수록 커져만 간다.
3 쿼터는 시작부터 보스턴의 기세가 불타올랐다. 초반에 헤매던 3점 슛감이 돌아왔는지, 테이텀에 스마트 그리고 호포드까지 연거푸 장거리 슛을 작렬시켰다. 무려 5개 연속 3점 슛 성공이다. 지난 1차전 4 쿼터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그때 보스턴 선수들의 폭풍이 몰아치는 듯한 3점 릴레이가 펼쳐지지 않았다면 골스는 한결 여유롭게 파이널 시리즈를 풀어나갔으리라.
반면 골스의 3점 슛감은 최악이다. 집중 견제를 당한 커리는 3 쿼터까지 3점 슛 0개를 기록했다. 팀 전체 3점 성공률은 25% 아래에서 밑돌았다. 이대로 그들은 역전을 허용할 것인가. 1차전에 이어 홈 코트에서 막판 힘겨루기에 밀려 무릎을 꿇을 것인가. 황금 전사들의 대답은 "Never!"였다. '탐슨'이 스크린을 돌아 나와 센터에서 간결한 점프로 3점 슛을 터뜨린다. 곧이어 또 한방. 흥분한 해설자는 'Back to Back, Big Shot!'이라 외친다. 커리의 슛감이 난조였지만, 역으로 팀 동료들의 폼이 올라오고 컨디션이 되살아난다.
3 쿼터 마지막 0.1 초를 남기고 좌측 대각선에서 날린 '조던 풀'의 3점 버저 비터는 홈에서 다시 패배할 수 없다는 그들의 의지를 보여 주었다. 쿼터 마무리 점수는 75:74, 골스는 보스턴의 맹추격에도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커리를 비롯한 골스의 선수들은 보스턴의 드러난 약점을 최대한 공략했다. 무릎이 완전치 않은 상대의 센터 '로윌삼'을 스위치 하여 끊임없이 괴롭히는 바람에 그는 갈수록 움직임이 느려졌다. 막판에는 공격수를 바로 앞에 두고 컨테스트를 하지 못할 정도로 몸이 성치 않았다. 허수아비 신세가 된 그는 이전의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코트 밖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쿼터는 '위긴스'의 독무대였다. 상대 팀의 에이스 '테이텀'을 전담 마크하느라 체력이 동날 법도 한데, 그는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코트를 누볐다. 사이즈가 작거나 체력이 떨어진 상대 수비수는 그의 저돌적인 드라이브-인을 막기는커녕, 사이드 스텝으로 따라가는 것조차 버거워했다. 맞부딪는 어깨 싸움에서 밀려 옆으로 나동그라지기 일쑤였다. 3점이 여의치 않자 그는 사이드에서 페인트 존을 드리블로 가르며 러닝 훅 샷을 성공시켰다. 이제껏 보지 못한 적극적인 공격 스타일이다. 노련한 블로커이자 수비수인 호포드가 높이 손을 뻗어 봤지만, 위긴스의 손을 떠난 공은 우아한 포물선을 그리며 그물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4 쿼터 후반, '데릭 화이트'를 몸싸움에서 밀어내며 꽂은 한 손 덩크는 기나긴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이었다. 케빈 듀란트가 상대의 머리 위에서 휘두르는 '채찍 덩크'를 연상시키는, 통렬한 슬램 덩크였다. 26 득점 13 리바운드, 그는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경기 종료 후 인터뷰 마이크를 독차지했다.
반면에 보스턴의 공격을 이끌어야 할 '제이슨 테이텀'은 중요한 승부처에서 지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후반에 3점 라인에서 던진 회심의 슛이 골대를 멀찌감치 빗나가더니 허공을 갈랐다. 짓궂은 골스의 팬들은 야유를 보낸다. 몇 번의 에어볼은 골스의 기세를 올려준 꼴이 되었다. 스마트나 프리처드 등 다른 선수들도 골스 공격수들의 빠른 발에 대처하지 못하고, 기민하게 따라붙지 못하는 장면이 몇 번이나 연출되었다. 아무리 혈기 넘치는 젊은 선수들이라 해도, 파이널까지 오는 동안 두 번의 7차전을 치르며 기력을 소진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발꿈치가 떨어지지 않을 만도 하다. 보스턴의 로스터는 7인 소수 정예로 꾸려진다. 더구나 그윌, 프리처드, 타이스 등 벤치 멤버들의 활약이 미미하기에, 주력 선수들은 매 게임 40분이 넘는 러닝 타임을 소화해야만 한다. 보스턴을 이끄는 두 영건, 테이텀과 브라운은 오늘 각각 44분을 뛰며 분전했지만, 골스의 기세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보스턴의 선발진들은 승부가 갈린 막판 1분을 남기고서야 벤치로 물러나 가쁜 숨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6차전은 오는 금요일 오전, 보스턴 TD 가든에서 열린다. 6차전의 사나이 '클레이 탐슨'은 비행기에서 내려 원정 코트에서 뛸 시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고, 흥분을 감출 수 없다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밝혔다. 커리는 오늘9개의 3점 슛을 무위로 날리는 바람에 정규 시즌 포함 233 경기 연속 3점 슛 성공 기록이 끊겼다. 그는 다음 경기에서 소나기 세례와 같은 3점 슛을 퍼붓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 각오를 다질 것이다. '철강왕' 위긴스의 리바운드를 두고 벌이는, 투지 넘치는 육탄전과 득점 욕심은 이전의 새가슴에다 소극적이라는 세평을 무색하게 한다.
떠오르는 신예 풀은 어떠한가? 3 쿼터 마무리를 장식한 그 버저비터와 중요한 승부처에서 꽂은 인상적인 샷들로 흥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다. 불과 2년 전, 골스의 황금 전사들은 주요 선수들의 부상과 전력 이탈로 리그 꼴찌로 추락했다. 그들은 질척이는 진탕을 헤치고 나와 영광스러운 리그 정상의 자리에 다시금 설 수 있을 것인가. 골스가 올해 플옵에서 만난 적수들을 떠올려 보라. 덴버, 멤피스 그리고 댈러스. 그중에 보스턴은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상성이 최악인 난적 중의 난적이었다. 파이널 매 게임이 엎치락뒤치락, 섣불리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피 말리는 혈전이었다. 하지만 5차전의 승리로 골스가 승기를 잡았다. 그들에게 천운이 쏠리는 듯하다.
보스턴은 그들의 홈에서 골스의 선수들이 쏟아져 나와 환호하며 얼싸안는 광경을 목격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종료 휘슬이 울리기도 전에, 응원팀의 패배를 인정하고 출구를 향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홈팬들의 뒷모습은 얼마나 쓸쓸하고 실망스러운가. 반대로 골스는 6차전에서 결판을 내기 위해, 헐떡이는 적의 숨통을 끊기 위해 총력을 쏟을 것이다.
NBA 21~22 시즌 파이널의 최종 승자가 가려지기까지 단 '두 게임'이 남았다. 부디 양 팀의 모든 선수들이 부상 없이, 정정당당하게 멋진 플레이를 펼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