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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미루이 Sep 11. 2024

낮잠 냥이야, 내일은 선선한 바람이 불 거야!









추석 연휴가 성큼 다가온 9월이 무색하게..

외창을 여니 열기를 머금은 공기가 후욱, 밀려 들어온다. 



바깥을 내다보니 냉장고며 세탁기를 실은 트럭 위로 무언가 눈에 띈다. 

눈을 크게 뜨고 줌인.. 당겨 보니 네발 달린 짐승이렸다.



얼마나 불볕더위에 시달려 허덕이고 지쳤으면 

쉼터를 찾은 곳이 

트럭 위 쌓아 올려진 박스 위일까. 

박스 밖으로 비져나온 뒷다리가 안쓰럽다.





삐걱대는 방충창을 살며시 열고

소리를 죽여 사진을 찍고 오래도록 냥이를 바라보았건만..

녀석은 한 시간이 넘도록 저 자리에서 죽은 듯이 

가로누워 있었다. 



저러다 트럭이 부르릉, 움직이면 퍼뜩 놀라 

뛰어내려 다치지 않을까 

깨어나지 않으면 그대로 정처 없이 실려갈까 

걱정되어 흘깃 슬쩍 

훔쳐보다가..






어느새 해 질 녘, 내다보니 

얼룩 냥이도 사라지고 트럭 또한 사라져서는

어스름한 주차장뿐이었다. 



질리게 늘어진 여름 끝자락, 늦더위가 맹위를 떨쳐도

추석 연휴, 가을 토막이 코앞이다. 

그저 냥이가 무탈하기를 

언젠가 다시 마주치기를 

기원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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