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그럽도록 더웠던 지난여름은 이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것입니다. 눈부신 창이 있습니다. 그곳에 서서 팔을 뻗어도 그 끝이 닿지 않는 창이 그 사랑했던 창은 아침이면 더 이상 잠을 잘 수 없도록 온 집안을 깨부수고 들어오기도 했고, 밤이면 막차를 타기 위해 끝없이 밀려드는 사람들처럼 조금씩 서로를 밀착시키며 끝없이 집안을 메웠습니다. 때로 숨 막힌 사람들은 호흡곤란으로 쓰러지기도 하였습니다.
아무것도 없더라 내 것이. 쫄딱 망하고 나니 내 몸만…. 아니 내 몸도 내 것인지 지금은 잘 모르겠더라.
그런 그녀와 그녀가 당분간 머물 거라고 했던 고시원으로 들어가자 창문이 없는 방이 있었습니다. 침대와 책상, 그리고 샤워기와 변기 그리고 옷장
그녀가 침대에 앉고 의자를 그녀 쪽으로 돌리는 것도 힘겨웠던 방이었습니다.
창문이 없는 방은 환기를 할 수 있는 방보다 조금 더 싸.
고시원을 빠져나와 점심을 먹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습니다.
옷들도 다 버렸어 사실 버릴 것들을 껴안고 살고 있었는지도 몰라
그녀는 청바지에 무지면티를 입고 있었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훌륭하다고 말하기는 그럴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가방을 가지러 다시 집으로 돌아갈 때 그녀가 좋아하는 감 한 줄을 사서 같이 나눠 먹기로 했습니다.
그녀가 다시 초대한 집은 작은 빌라였습니다. 창문이 두 개나 있었습니다.
그녀가 칼과 접시를 가지러 간 사이 가방 안에서 그 해초 받아두었던 탁상용 달력을 꺼내 풍경 사진 하나를 조심히 뜯어내 그녀 침대 반대편 벽에 붙여두었습니다. 몇 월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쏟아지는 햇살에 눈이 부실지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너 가고 한참 뒤에 알았어 자려고 누웠다가 그때 본 거야.
작은 방으로 가자 창문 맞은편으로 아주 촌스러운 풍경이 액자에 걸려 있었습니다.
같이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그녀가 좋아하는 단감 한 줄을 사서 깎아 먹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가 액자 속 그 촌스러운 사진이 떠 올랐습니다.
열심히 사느라 고생했네 고맙다.
가톡 말고 문자 한 통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