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3. 출판사의 연락을 받다

by naraewool

작성일: 2025. 5. 31


30여 군데에 기획안과 샘플 원고를 보냈다.

하루 이틀의 시간이 지나면 메일이 한 통씩 오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답장은 이러하다.


귀하의 원고를 보내주심에 감사드리나,
이 책은 출판사와 방향이 맞지 않아 '아쉽게도' 출판이 어렵다


그리고 한 통의 메일을 더 받았다.

한빛미디어 -

낯설지 않은 이름.

개발 공부할 때 내가 봤던 책의 상당수가 이곳에서 출간한 서적들이었다.

한빛에서 내 원고를 긍정적으로 보았다니!

나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가장 빠른 날로 미팅날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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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모여있는 합정-홍대 라인.

새로운 곳, 새로운 분위기에 가슴이 설렜다.

여행을 하다 작은 작가의 마을을 마주친 것 같았다.

나와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일터들을 마주한다는 것은 너무 재미있다.

이곳에서 누군가의 글이 책이 되고, 새로운 작가들이 탄생하는구나.



약속 시간이 되었고, 편집자 두 분이 나오셨다.

나의 이야기를 꺼내놓았고, 내가 이 책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 왜 이런 주제를 잡았는지 이야기했다.

흥미롭다는 의견 주셨지만, 출판사에서는 시장성을 보아야 한다 했다.


이 책을 누가 사게 될까?

책이 더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으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책에 담아야 한다 했다.

그러려면 책의 방향을 수정해야 했다.

제안 주신 내용은 커리어 에세이에서 실용서로 방향을 바꿔 목차를 다시 구성하는 것이다.

편집자님이 말하는 내용에 공감은 되었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많아졌다.

내가 뭐라고 글쓰기 책을 쓸 수 있을까.

그런 책은 더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분들이 쓰는 것이라 생각했다.

내 이야기가 아니라 글쓰기에 대한 실용서를 쓴다는 것은 나에게 꽤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처음 내가 책을 써야겠다고 용기를 냈던 것은, 이 책은 '나'의 이야기를 담은 커리어 에세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께 하는 이들이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내가 하는 일에 관심이 없다.

그리고 나 스스로 떳떳할 정도로 전문가가 되기는 평생 어려울지도 모른다.

완성된 무언가를 만드는 것보다,

내가 내놓은 책들도 점차 발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유명학 작가들조차 어떤 작품은 마음에 들고, 어떤 작품은 부족하다고 느꼈을 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했다 여겼던 작품은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위로가 되었을 수도 있으니-

내가 알고 있는 작은 지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제안에 응하기로 했다.


내가 고민하는 동안, 다른 출판사에서도 연락이 왔다.

하지만 가장 먼저 내 원고를 알아봐 주시고 좋은 피드백을 주신 편집자님과 같이 일하고 싶었다.

늦은 밤까지 내 책의 방향성과 목차에 대해 의견을 주신 노고를 헛수고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내 이름을 밝히냐 마냐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다.

사실 나는 이 책이 내가 쓴 책이라는 것조차 숨기고 싶었다.

회사에조차 알리지 않고, 내 주변 몇몇에게만 알린 채 조용히 나의 버킷 리스트를 실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목차를 구성하면서, 출판을 기회삼아 내 이름 석자를 알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그리고 내 이름이 걸려야만 더 책임감에 임할 수 있지 않을까-

어디서 갑자기 이렇게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미 달리기를 시작해 버렸다.

자, 이제 시작이다.

내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떳떳하게 내 책이라 말할 수 있게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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