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녹여버린 에어바운스

by 빛나다온

2025년 여름방학, 딱 하루 열렸던 '에어바운스 체험'은 그야말로 전설이었다. 강당 문이열리자마자 터져 나온 아이들의 비명에 가까운 환호성.

"우와 아아아아아 아악!!!"

그 압도적인 사운드와 에너지에 감동하신 교장 선생님께서는 그 자리에서 통 큰 약속을 하셨다.
"겨울방학에도 체험하게 해 주겠습니다."

그리고 겨울방학이 시작되자마자 강당에는 다시 거대한 풍선들이 우뚝 솟았다.

돌봄 교실 아이들을 이끌고 당당하게 입성한 오전 10시. 하지만 기쁨도 잠시, 아이들의 발끝에서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선생님 여름방학 때는 따뜻했는데요?"
"발이 발이 시린 것 같아요."

미리 틀어둔 히터도 넓은 대강당의 냉기를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나 보다. 실내화를 벗어던진 아이들은 발바닥을 타고 올라오는 차가운 기운에 춤을 추듯 제자리 점프를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발은 시려도 엉덩이는 이미 에어바운스 위에 있었다.

"발 시려요! 근데 재밌어요! 한 번만 더요."

11시에는 우쿨렐레 수업이 예정되어 있었다.

"선생님, 진짜 오후에 또 오는 거 맞죠?"
"그럼. 점심 든든히 먹고 다시 오자."

그 한마디에 교실은 순식간에 콘서트장으로 변했다.

"앗싸! 점심 빨리 먹을 수 있어요."
"오늘 우쿨렐레 줄이 평소보다 더 잘 튕겨질 것 같아요."

아이들은 평소보다 1.5배 빠른 속도로 우쿨렐레를 연주했고 밥알은 말 그대로 순간 삭제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강당으로 향했다.

오후에 다시 들어선 강당은 오전과는 공기부터 달랐다. 먼저 와서 놀던 친구들이 뿜어낸 열기 덕분에 썰렁하던 공간은 제법 훈훈해져 있었다.

아이들이 뛰고, 구르고, 소리 지르는 에너지는 그 어떤 난방 시스템보다 강력했다. 차갑던 바닥은 아이들의 체온으로 미지근하게 데워졌고 시리다던 발바닥은 이제 더 놀고 싶다며 바닥에 찰싹 달라붙었다. 강당을 데운 건 히터가 아니라 아이들의 설렘이었다.

강당 한쪽에서 땀범벅이 된 채 웃음꽃을 피우는 아이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에어바운스의 화려한 모양보다 아이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은 추운 겨울날 친구들과 뒤섞여 땀 흘리며 웃던 그 온기일 것이다.



#돌봄 교실

#겨울 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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