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녹아든 딸기초코 퐁듀
방학중 요리 수업 마지막날이다. 실과실에 달콤한 향기가 퍼지자 아이들의 눈동자도 덩달아 반짝이기 시작한다.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딸기 초코 퐁듀'
깨끗이 씻은 딸기를 나눠주면,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키친타월로 정성껏 딸기의 물기를 닦아준다. 물기를 잘 닦아내야 초콜릿 옷이 예쁘게 입혀진다는 요리 선생님의 설명에 조심조심 살살 다루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아이들이 휘두르는 주걱 끝에서 단단한 초콜릿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마치 비밀스러운 마법 주문이라도 통한 듯 교실 안은 금세 달콤한 탄성으로 채워졌다. 그때, 한 아이가 딱딱한 초콜릿을 볼에 넣더니
"초콜릿이 퐁~ 하고 떨어져서 퐁듀예요?"
그 기발한 질문에 요리 선생님과 나는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맞네~ 초콜릿이 '퐁~' 하고 빠지는 소리가 너무 예뻐서 '퐁듀'가 됐나 보다. 우리 준이 귀는 예쁜 음악창고네 그런 예쁜 소리도 찾아내고 나중에 초콜릿 딸기가 입속으로 '슝~' 하고 들어가면 그건 '슝듀'가 되겠는걸?"
나의 농담에 아이들은 "슝듀! 슝듀"를 외치며 까르르 웃음보가 터졌다.
언어의 의미보다 감각으로 세상을 배우는 아이의 순수함이 그 '퐁' 소리에 담겨 있어 그날의 공기는 초콜릿보다 더 달콤해진 순간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딸기를 단장해 줄 시간이다. 초콜릿을 한 국자씩 받아 든 아이들은 저마다의 딸기를 들고 초콜릿 속으로 조심스레 '퐁~' 담근다. 빨간 딸기 머리 위로 짙은 갈색 모자가 씌워지고 그 위에 알록달록한 무지갯빛 가루를 솔솔 뿌려주니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디저트가 완성되었다.
공기 중에 닿은 초콜릿은 금방 굳어 단단해졌지만 그날 아이들이 보여준 웃음과 귀여운 질문은 내 마음속에 말랑하게 남을 것 같다.
완성된 상자 안에는 서툰 솜씨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딸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아마 아이들은 집에 돌아가 이 딸기를 먹으며 '퐁~' 소리가 나던 그 달콤한 순간을 다시 떠올릴지 모르겠다.
돌봄 교실 겨울 편 '겨울도 웃음꽃을 피운답니다.' 브런치북을 2월 중 마무리하려고 당분간 아이들 이야기는 댓글창을 잠시 닫고 글이 발행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