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시작인지 모를 막막한 수직선 위로
그대라는 몽글몽글한 원 하나 피어오르면
모나고 각졌던 나의 딱딱한 하루들은
어느새 말랑하게 녹아 당신에게 흐릅니다.
세모처럼 뾰족하게 날 선 나의 투정도
그저 다른 모양일 뿐이라며 가만히 품어주던 당신
그 다정한 눈길이 닿는 마법 같은 순간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곡선이 됩니다.
구겨진 서로의 하루를 마주하는 날엔
조심스레 펴주고 싶은 애틋한 마음들이 모여
서서히 부풀어 오르는 커다란 타원의 온기가 되고
거창한 약속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곁을 내어주는 작은 점 하나와
안부를 묻는 다정한 선들이 만나
우리 위에 커다란 하트가 그려집니다.
수많은 마음의 모양들이 서로를 통과하며
서툰 모서리를 닮아가고 다듬어가는 일
우리는 그렇게 가장 아름다운 무늬가 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