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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아름답게 피어난 날

by narara

정치적 견해가 아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이고 상식과 몰상식에 관한 문제였다. 민주공화국에서 교육받고 자라온 대부분의 대한국민들은 무엇이 상식이고 정의인지 알고 있었고 늘 그렇듯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이 혼란과 무도함이 하루속히 끝나기를 묵묵히 기다려 왔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묵묵하기만 했다면 상식과 정의가 벚꽃처럼 피어나는 아름다운 봄을 맞이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계엄이 선포된 거짓말 같던 그날 따뜻한 집을 박차고 나와 군경이 막고 있던 차디찬 국회로 달려 나가 기꺼이 자신의 평온을 내던져 가며 의원들의 국회 진입을 도왔던 사람들이 없었더라면 나는 지금 이런 글을 써 내려가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니 이 세상은 상식 있는 묵묵한 사람들의 조용한 응원과 상식 있고 행동력도 있는 씩씩한 사람들의 고마운 실천으로 오늘도 굴러가지 않나 싶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애순과 관식의 인생 이야기는 태평양 건너 언어가 다른 이들의 마음에도 똑같은 감동을 주고 잘난 게 죄일리 없는 제니는 피부색이 다른 이들에게 똑같은 열광을 이끌어낸다. 어디서 무얼 하고 살든 무엇이 감동적이고 신나는지 그리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우리는 정확히 알고 있다. 보편적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보편적 상식에 어긋남이 없는, 설사 잠깐 어긋나더라도 하루속히 제자리를 찾아가는 그런 세상이 지지 않는 꽃처럼 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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