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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 여행-시장 나들이

오쉬 시장, 오르토-사이 시장

by 날아라풀

2025-08-29

현지시간 오전 7시

드래건 호텔 조식을 먹으러 아침 일찍부터(?) 준비를 마치고 나온다.

늦도록 뒹굴거리고 싶었는데 7-8-9라고 하니 모일 수밖에.

일찌감치 식당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는 세 사람.

부지런하다.

말로만 듣는 호텔 조식이 뭔지 드디어 영접을 해본다.

명색이 5성급 이라는데 어떨지 궁금한 마음에 쉬익 한 바퀴를 돌아본다.

샐러드, 과일, 빵, 만두, 과일주스 등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다.

호기심에 이것저것 챙겨 와서 먹어본다.

돌이 켜봤을 때 기억에 남는 음식이 없는 걸 보면 인상적인 식사는 아닌 걸로.

일단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오르토-사이 시장을 먼저 방문하기로 한다.

오늘은 산에서 먹을 식량을 구입하기 위해 시장을 가기로 했다.

제법 많이 알려진 오쉬 시장(Osh bazar / Ошиский Рынок) 은 오후에 가기로 하고

숙소에서 비교적 가까운 오르토-사이(Orto–Say bazar/ Орто-Сай Рынок) 시장으로 출발.


키르기스스탄의 거리는 석탄을 지피는 곳이라 그런지 매연이 심하다.

수도를 중심으로 한 도로는 계속 공사 중이고 거리만 보면 우리나라에 왔다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국산 기아, 현대차가 많다.

주로 중고차를 수입해서 파는데 서울택시도 보이고 낯익은 풍경이 정겹게 느껴진다.

생각보다 차가 많아 교통 체증도 좀 있는 편이라 인상적이었다.

유목 생활이 깊숙이 배어있던 사람들이라 그런지 길거리에 만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여유롭다.

서두르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수도가 이 정도면 시골 풍경은 더할 나위 없이 느리게 흐르리라.


우리의 쌀밥 대신 키르기스스탄 사람들의 주식인 넓은 빵-레표시카는 화덕에 굽는 것이 인상적이다.

시장에 널려 있어 자주 눈에 띄는데 싼 가격도 가격인데 방부제가 없어서 속이 편하다고 한다.

막 구운걸 그 자리에서 먹어봤어야 하는데 꾹 참았다.

인절미를 튀긴 듯한 보드라운 보르속은 환영의 의미로 이 나라에서 주는 빵이라고 한다.

머물면서 한 두 개 먹어봤는데 먹을만하다.

가족이 모이면 꼭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화덕에 굽는 집에서 우리의 식량을 사기로 한다.

좋아하는 시장이라 여기저기 머물면서 구경하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혼자 오는 여행이 아니다 보니 그러지 못해서 참 아쉽다.


과일이 가장 눈에 띄고 각종 향신료, 치즈, 야채도 제법 있다.

그중에 상추도 있었는데 이 나라 사람들은 최근에야 조금 먹는다고 한다.

고려인이 장사하는 곳은 김치도 있고 러시아인이 운영하는 곳은 돼지고기도 판다.

이슬람 문화인 키르기스스탄은 사람들에게 간식 하나를 나눠줘도 꼼꼼하게 성분을 살피는 것을 보건대

율법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들이 제법 있나 보다.

새로운 음식을 건네는 것이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오르토 사이 시장-어딜가나 시장은 마음이 편해진다.

환전소에 들러 달러를 87.2에 환전을 한다.

공항이 아니면 거의 대부분의 환전소가 같은 가격을 하고 있어서 크게 손해를 보지는 않겠다.

바크트가 가이드를 해주어 얼마나 다행인지.

이 나라 화폐는 어찌나 헷갈리던지.

다시 한번 도움을 준 바크트에게 고마움을 보낸다.


산딸기, 복분자처럼 생긴 베리를 2개를 사서 그 자리에서 먹고 싶었는데

석봉 형님이 길거리에서 먹는 것을 만류해 그날 숙소에서 다 물러버린 과일을 먹어야 했다.

다음에 가게 되면 꼭 사자마자 그 자리에서 먹어야지.

금세 물러지는 걸 알았으니.

일 년 내내 건조한 기후에 과일이 풍성한 만큼 그 맛이 궁금했는데 산딸기는 하나 집어먹어보니 딱 내 입맛이었다.

실컷 먹고 오지 못해서 아쉽네.

노지 딸기도 한 바구니 꽉 차게 파는 것이 어찌나 먹음직스러워 보이던지.

수박은 끝물이라 하였고 멜론에 가까운 드니(дыни)라는 과일은 먹으면 한국 돌아가서 생각날 맛이라고 하던지 과연 그 말이 맞았다. 곳곳에 노점에서 파는데 당도가 미쳤다.

크기도 무진장 큰데 그나마 작은 걸로 골라 13kg 한 덩이가 7천 원 정도.

이 가격도 코로나 이전에는 2천 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너무 비싸져서 현지인들은 잘 안 사 먹는다고 한다.

다시 먹고 싶네.

군침.

쌀, 계란, 고기, 과일 등의 가격을 살피고는 오쉬 바자르로 향한다.

치즈처럼 생긴 딱딱한 모양의 덩어리를 살짝 먹어보니 유청에 소금을 타서 만든 건데 짠맛이 어마어마했다.

이 나라 음식은 가이드가 소금을 적게 하라고 해도 우리 입맛에 짜다고 느낄 정도인데 이 간식은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세계테마기행에서 보고는 참 궁금했는데 혀끝 한번 대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단짠 문화는 한국에만 있는 건지 도무지 감당 안 되는 짠맛이었다.

오쉬 바자르 풍경

오쉬 시장은 규모가 꽤 컸는데 역시나 시간상 제대로 보지를 못하고 가격 비교만 하다가 왔다.

오쉬 시장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어 그런지 가격이 오르토 사이 바자르보다 비쌌다.

가격 비교를 완료했으니 시간 관계상 오늘은 시장 조사를 마치고 내일 다시 오르토 사이 시장에서 물건을 사기로 한다.

오쉬 바자르 입구

점심, 저녁은 현지식으로 먹었다.

유목국가라 이 나라 전통음식은 2개 정도밖에 없다고 한다.

먹어 본 음식 거의 중국 음식에 가까울 정도 다 볶은 요리가 주다.

그나마 저녁 식사로 먹은 현지인 맛집인지 줄이 길었던 식당이 여행 기간 먹은 음식 중 가장 입맛에 맞았다.

가게 이름은 모르고 간판만 남겨본다.

거하게 먹은 점심, 영길이의 고기 고기 노래를 듣던 날
현지인이 길게 줄서서 먹던 음식점, 이런 곳을 더 많이 가봤어야 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굿! 저녁식사, 만점 줍니다.

현지 맥주를 사 와서 간단하게 숙소에서 말린 살구와 과일에 한잔 하고는 각자 쉬기로 한다.

이 나라 맥주 내 입맛이네.

좀 사 올걸 후회하며 잠자리에 든다.

한국의 이마트같은 24시간 마트 체인점 글로버스, 규모가 꽤 크다.

방으로 돌아와 돈 계산을 하는데 정신이 없다.

별로 쓴 것도 없는데 헷갈린다.

잘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걱정이 앞선다.

내일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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