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현암... 확신할 수 없는 신념
지난겨울 바위를 오른다는 것이 나와는 맞지 않다는 생각이 자꾸 일었다.
사랑한다의 반대말은 사랑하였었다는 과거형으로 표현된다는 어느 작가의 말처럼 나 또한 그러했었다.
그 길은 나의 것이 아니라고...
그래서 과거의 추억으로 묻어두려 했었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자꾸 갸웃거리며 뒤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포기하기엔 부끄럽지 않냐는 스스로를 향한 비웃음과 여전히 바라볼수록 두근거리는 흰 설산이 주는 설렘이 계속 떠올랐다.
그렇게 봄이 내 곁을 스쳐가고 있을 때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다시 해보자 마음먹고 무작정 실내 암장을 등록했다.
그렇게 2개월 후 오랜만에 가본 간현암과 다시 마주했을 때 지난가을 그토록 나를 힘들게 했던 오버행의 벽 앞에서 주저하는 나를 또 발견했다.
일단 부딪혀보자는 마음은 과욕이었나 보다.
제대로 일어 서보지도 못하고 내려와야 했다.
다른 길에서는 한 선배가 줄을 걸다가 포기하고 내려왔다.
이런 우리를 지켜보던 대선배님이 말했다.
"등반은 딱 두 가지야. 오르거나 또는 추락하거나."
그 두 가지 중에 내가 뭘 선택할지는 일단 딛고 일어서야 하는 건데 그걸 못하고 돌아선다고...
결국 등반은 스스로를 극복해내는 신념이 있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다.
나는 아직 그런 확신이 없는 초짜인 거다.
일단 한 발부터 믿고 서보자.
추락이 설령 그 결과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부딪혀보는 거다.
오르거나...
혹은
떨어지거나...
얼핏 간단명료해 보이는 확률에 그냥 한번 확신을 더해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