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사람들
이런 곳이 다 있었네?
얼마나 많은 시간 암장을 찾아다니면 이렇게 서울 산아래 숨은 곳들을 알 수 있을까?
불암산 동인암장을 찾아가는 길은 유난히도 힘에 겨웠다. 평소와 다르게 자일을 들지 않아 가벼워야 할 몸이 물 먹은 이불처럼 축축 늘어졌다.
머리에 성냥을 그으면 불이 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무더웠던 지난 7월 둘째 주 토요일.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흐르는 땀... 짜다.
쓰라린 눈을 비비며 흐느적거린다.
그냥 그늘 바닥에 퍼져 눕고프다.
"안 하고 뭐해?"
"네."
나비의 날갯짓을 연상시키는 선배들의 등반 뒷 그림을 넋 놓고 쳐다본다.
'이왕 온 거 올라보자.'
마음을 바꾼 탓일까?
자연 바위에 인공 홀드를 박은 괴이한 첫인상의 이 암장은 난이도 5.10 이상이라고 되어 있었으나 생각보다 디딤이 좋아서인지 금세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짧은 손과 발에 대한 아쉬움은 어김없이 철벽 빌레이가 있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난 선등이 아니니까 마음의 짐이 가벼웠기에 끌어주시는 대로 끝을 닿을 수 있었다.
저들이 없었다면 결코 오를 시도조차 못했으리라.
혼자 오르는 것이 아니다.
함께하는 저 눈과 마음을 기억하라.
내 마음에 아낌없는 그늘을 주었던 이 암장을 오래 기억할 것 같다.
참 고마운 분들이다.
그 그늘 밑에 마음 가득 고마움을 두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