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나쳐도 좋다
이 글은 지나쳐도 좋다.
거친 파도 날 향해 와도..
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또 하루를 힘들게 보내다보면 그 힘듦이 사라진다는 믿음이 있다.
지금까지의 일해오면서 숱한 어려움들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하였음에도 힘들때가 있다.
나에게는 22년을 잘 마무리하고 23년 밝은 새해를 맞이해야 할 시기인 12~1월이 그런 시기였다.
그래서 올해는 제대로 계획도 세우고 진행해보자 생각했던 계획들을 제대로 세울 시간조차 없었고,
한해를 어떻게 마무리했는지 정리할 시간도, 심지어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직원의 퇴사와 대체자를 뽑기위한 면접의 연속과 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제대로 서포트를 받지 못하고 무참히 벌려버린 업무에 허덕이는 총체적 난국의 상황. 나는 이 회사에서 처음으로 퇴사를 진심으로 고민했다. 심지어 와이프도 얼굴이 많이 안좋다며 그만둬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살았다. 그만큼 내가 힘든 기색을 많이 비췄으리라...
윗 사람은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급하고 서두르고 일을 벌리고 있다보니 나는 뱁새마냥 다리가 찢어질 정도로 허덕이면서 한해를 마무리 하고 새해를 맞이했다. 나는 올해 이런 팀장이 되겠다, 최소한 회사에서의 나의 페르소나는 이런 팀장이다 라는 마음가짐이나 일말의 계획도 없이 새해를 맞이해버렸다.
이렇게 후회하듯 계속 새해를 제대로 맞이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고 토로하는 이유는, 올해는 좀 다른 한해를 만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업무에 치이고, 상사의 감정에 치이고, 심지어 안걸리던 병까지 걸려 회사를 결근하는 상황까지 생겼다. 그러니까 뭔가 1월부터 축 쳐지고, 마음을 다잡는 데 까지 시간이 꽤나 거린다.
힘듦을 넋두리 하면서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살기 위해서다. 그래서 멈추는 의미에서 이 글을 쓴다. 팀원일 때와는 다른 팀장이 되고나서 가장 다른점은 억지로라도 멈추고 생각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전보다 더 많이. 이제는 마냥 움직이기만 해서는 성과는 커녕 마이너스만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멈춰야 한다. 그 시작이 바로 이 글쓰기이고, 나의 혼잡하고 엮이고 섥힌 모든 덩어리들을 이 글에 담아내어 내 마음을 정돈하려고 한다.
최근, 재독을 시작한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 중에 하나가 아침일기 라고 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위한 것이 아니라, 망할 놈의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도록 원숭이처럼 날뛰는 내 정신을 종이 위에 붙들어놓은 것 뿐이기 위함이라고 한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하고 그 책에서 읽은 내용처럼 실천해보고자 이렇게 글을 썼다. 그래서 맨 처음 문장처럼, 이 글은 그냥 지나쳐도 좋다고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