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감상팁 세 가지
이 책을 가장 밋밋하게 소개하는 방식은 이럴 것이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네 곡, <비창>, <월광>, <폭풍>, <열정>. 각 곡마다 시인 네 명, 소설가 네 명이 한 편씩 썼고, 총 16편의 시와 4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고. 하지만 하지만 이 소개로는 이 책의 매력을 다 전할 수 없다. 나는 이틀 동안 베토벤의 소나타를 들으며 이 책을 요리조리 맛보고, 내 방식대로 느껴보았다. 이 경험을 통해 찾은 ‘나만의 감상 팁’ 세 가지를 소개한다.
감상 팁 1. QR 코드부터, 의식의 흐름 메모하기
먼저 책 속 QR 코드를 열어 음악부터 듣는다. 그리고 생각나는 대로, 떠오르는 이미지, 감정, 문장을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본다.
-5월, 붉은 장미가 만발한 대저택의 정원. 오늘 밤, 뭔가 벌어질 것 같은 기운이 감돈다. … 발랄하다. 정답다. 경쾌하다. 한숨 돌릴 틈도 없이, 갑자기 격정적이고 휘몰아치는 리듬. 낮았다, 높았다. 여리지만 빠르다. 왜 이렇게 바쁘지? 왜 이렇게 조급해? 커졌다, 작아졌다. 속도는 계속 올린다. 어디까지 가는 걸까? 휴. 한숨 돌렸지만, 방심은 금물. 다시 몰아치고, 갑자기 끝. 후아, 이건 마른장마와 태풍이 동시에 지나간 것 같다. 아니, 이건 감정의 롤러코스터다. 그는 감정을 완전히 휘저어 놓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치미를 떼는 매력적인 사람이다.
베토벤이 ‘불멸의 연인에게’라는 제목으로 썼지만 끝내 보내지 않은 그 편지. 나는 상상했다.
-당신에 대한 나의 관심과 열정, 사랑을 검열 없이 쏟아부었습니다. 후. 저는 제 감정을 충분히 확인했네요. 그런데 다 쓰고 나니, 이것을 읽을 당신의 마음이 떠올랐습니다. 엄청난 부담이 될 것 같군요. 그것은 내가 사랑하는 당신에게 차마 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그는 결국 그 편지를 보내지 않는다. 폭풍 같고 활화산 같던 감정은 다 쏟아내고 나서야 잠잠해진다. 그렇지만 ‘당신은 나의 영원한 연인’이라는 그 마음만은 남긴다.
안타깝게도 현실의 나는 그런 선택을 하지 못했다. 나는 편지를 썼고, 결국 그 관계는 끝났다. 내가 먼저 이 책을 만났더라면, 나도 편지를 쓰고 보내지 않는 선택을 했을까.
감상 팁 2. 시작 페이지의 베토벤의 말을 소리 내어 읽어보기
시와 소설이 시작되기 직전, 꼭 베토벤의 말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즉흥연주를 즐기던 피아니스트, 난청이 극에 달하는 순간에도 자신을 밀어붙인 작곡가. 그가 남긴 이 말이 내 마음을 웅장하게 울렸다.
-아, 젊음이여! 난 이제 막 내 젊음이 시작되었음을 느끼네. 얼마 전부터 내 체력은 점점 강해지고 있네. 정신력도 더욱 강해지고 있고. 매일,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네. 그대의 베토벤은 이렇게 살아갈 것이네. 결코 고요히 살지는 않을 걸세!_1801년, 베토벤(12쪽)
감상 팁 3. 책 속 시와 소설 읽으며, 상상력의 나래 펼치기
음악을 충분히 감상한 후, 책 속 시와 소설을 읽으며 ‘내가 느낀 장면’과 작가가 쓴 세계를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내가 상상한 만개한 오월의 장미 정원에서 시작해서 돌사막, 외국서점, 영월 청령포까지 자유롭게 장면이 전환되었다. 이 시인과 소설가는 어떤 상상력으로 이런 글을 썼을까? 어떤 장면에서 영감을 받았을까? 연결 고리를 직접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정답은 없다.
비빔밥은 다 비벼서 먹어도 좋고, 섞지 않고 한 숟가락씩 따로 맛을 봐도 좋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모든 곡, 모든 작품을 한 번에 몰아 읽어도 좋고, 하루에 한 편씩 음미하며, 자신만의 방식대로 느껴보는 것도 좋다. 베토벤 소나타 네 곡을 당신만의 방식으로 풍요롭게 경험해보길 바란다.
*GPT는 절대 대답 못 할 책 퀴즈:
<베토벤을 읽다>서평을 쓰는 동안, 글쓴이가 실제로 무한반복하며 들었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는 무엇이며, 연주자는 누구였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