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하기 어려운 순간이 많다. 어떤 사람에게는 진심을 표현하기까지 몇 개월, 심지어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누군가를 신뢰하고 그에게 마음을 여는 속도가 그렇게나 느리다.
감정을 숨기는 게 습관이 돼서 표현하는 법을 이제야 알아가고 있다. 참 느려. 표현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받아들여질지 거절당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상대방을 신뢰해야 가능한 일. 그래서 힘겹게 표현했을 때 무참히 밟혔던 기억들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20여 년 살면서 타인과 관계 맺는 법, 신뢰하는 법을 알아가는 데에 시간을 다 쓴 것 같다. 천천히 배워왔다.
말로 모든 게 표현될 수 있을까. 아마 아닐 거야. 언어는 소통하는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니까. 완벽하게 정리해서 말해도 내 존재를 전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겠지. 그러니 잘 표현한다고 해서 다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사용해서 나를 표현하면 나를 알아줄까. 말할 때 어떤 눈빛을 하는지, 얼굴의 어느 곳이 미세하게 움직이는지, 어느 부분에서 목소리가 떨리는지, 말의 속도는 어떤지, 하나하나 살펴봐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