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by 나른





위압감을 주려 하던, 날 깔아뭉개려 하던 네 눈빛, 표정, 말투 하나하나 떠올라. 잊을 수가 없지.
네가 계속 욕하고 소리 지르니까 대화가 안 돼서 나는 전화를 끊었어. 내가 받을 때까지 전화를 걸고 카톡을 보내면서 ‘씨발년아 전화받아’라고 했던 너.

화를 주체하지 못하며 내 쪽으로 물건을 집어 던지고 주변 물건들을 발로 차고 욕하던 모습이 눈에 선해.

내가 “그러다 나 때리겠다.”라고 했더니
네가 “너 같은 애들이 그러다 맞는 거야.”라고 했지.
내가 “맞아도 되는 사람이 어딨어?” 했더니
너는 “사람은 맞아도 돼.”라고 했어.
글을 쓰면서도 심장이 뛰어.

너는 나 때문에 네가 그렇게 됐다고 말했어. 근데 십수년을 따로 살아오다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로 인해 네가 갑자기 폭력적인 성향으로 바뀌는 게 아니잖아.

너는 타인에게 꽤 예의 바른 사람이었어. 다정한 말도 자주 해줬지. 근데 너, “이 요리는 유명 요리사가 좋은 재료만 엄선해서 정성스럽게 만들었어요. 다만 독이 조금 묻었을 뿐이에요.” 하면 먹을 거니?

너는 나 때문에 폭력적으로 변했던 게 아니야. 그냥 네가 그런 사람인 거야. 그리고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지.

내가 당시에도 나에게 원인을 돌리지 않았던 게, 네 말에 속지 않았던 게 정말 잘 한 일이라 생각해.

네가 한 짓은 내 머릿속에서 절대 잊지 않을 거야.
세상에 없던 일인 것처럼 하지 않을 거야.
그때의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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