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종종 길에 있던 잡동사니들을 주워와서 엄마에게 한 소리를 듣곤 했다. 잘 버리지 못하던 아이, 버려진 것들을 갖고 싶어 하던 그 요상한 아이는 이렇게 생각했다. ‘여기 두면 언젠가 필요하지 않을까, 다시 꺼내보지 않을까.’
내 방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좀처럼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두고 두다 어느 날 밀린 숙제처럼 후다닥 정리한다. 치우고 정리할 에너지가 없을 땐 억지로 하지 않는다. 그건 너무 버거운 일이라. 나에게 필요한 건 정리가 아니라 쉼이라.
정리할 때 중요한 건 잘 버리는 일이다. 버리는 기준은 첫째, 이야기가 담긴 물건인지, 둘째, 앞으로 필요할지. 뭐, 쓸데없는 것들조차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기는 하지만 정리하겠다고 마음먹은 날엔 ‘난 널 한 달이나 거들떠도 안 봤으니까 여기 둬봤자 자리만 차지해.’라며 눈 딱 감고 버린다. 그래도 (누가 주었든) 마음이 담긴 편지나 사진들은 여전히 버리지 못하지만.
완전히 들어맞진 않지만 마음이 복잡한 만큼 방의 상태가 어지러워진다는 말도 어느 정도는 맞다. 마음이 충만할 때면 정리를 곧잘 했으니까.
어느 것 하나 쉽게 잊은 적이 없다. 좀처럼 버리지 못하는 사람, 버려진 것도 돌아보는 사람,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 사소한 것이든 중요한 것이든 간에. 그게 무엇이든 간에.
나를 꼭 안았든, 상처를 냈든, 발자국을 찍었든, 옷깃을 스쳤든, 눈을 마주쳤든, 저마다의 방법으로 나를 만나고 간 것들을 사랑하기 때문이겠지. 내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