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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른 Nov 25. 2019

매일 밤 매일 아침

< image: 나와 애인과 반려묘 순이 >




어젯밤,

너는 먼저 잠에 들었고 난 네 팔베개에 누워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너는 내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잠이 깬 건지 잠꼬대인지 헷갈릴 정도로 ‘움냥움냥’ ‘우잉’ ‘헤헷’ 따위의 추임새로 반응하며 뒤척였다. 그리고 내 손을 계속 잡았는데 마지막엔 가슴팍에 가져가서 두 손으로 꼭 잡았다. 나는 이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우니까 네 볼을 만지작 거리고 쓰다듬고 뽀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아침,

이번엔 내가 자고 너는 깨어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 갈게에” 하는 말에 실눈을 뜨고 봤는데 커다란 사람이 허리 숙여 나를 내려보고 있었다. 너는 “오구 귀여워” 하며 뽀뽀를 여러 번 해주었고, 나는 반쯤 정신이 든 상태로 단정히 차려입은 너를 보며 “아이 예뻐” 하며 잘 다녀오라 인사했다. 너는 현관문 앞에서 신발을 신으며, 문을 열며, 문을 닫으며 내게 귀여워, 사랑해, 다녀올게, 잘 자를 반복했고 나도 드디어 몸을 반쯤 일으켜 “잘 가 사랑해” 배웅했다.


 매일 밤 매일 아침, 보통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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