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서로 충돌하는가?

인간관계의 물리적 법칙

by 나르하나


흔히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일이 아니라 인간관계라고 말한다. 호흡이 잘 맞고 편한 관계들도 물론 있지만, 인간관계에서 어느 정도의 불편함과 긴장감은 일상적인 현상이다. 이것은 스스로를 보호하고 영역을 지키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서로 간에 적절한 거리가 필요해서일 수도 있으며 혹은 상대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서로의 거울 관계일 수도 있다. 이러한 관계적 충돌이 일어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기본적 성향은 뉴턴의 운동 제3법칙(Newton's laws of motion, 만유인력의 법칙)을 응용하여 설명할 수 있다.


뉴턴의 운동 제1법칙(관성의 법칙) - 질량을 가진 물체는 외부로부터 힘을 받지 않으면 자신의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

인간관계의 제1법칙(에고의 법칙) - 인간은 각자의 특성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외부의 자극 혹은 압력을 받지 않는 한 그 성향을 유지하려 한다.

인간은 나라는 인식과 행위의 주체인 에고를 유지하고 지키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에고는 고착된 상태로 유지될 수 없으며 외부의 작용과 내 마음의 화학 반응에 의해 조금씩 변형 보완되면서 변화한다.


뉴턴의 운동 제2법칙(가속도의 법칙) - 물체의 운동 변화는 가해진 힘에 비례하여 나아간다.

인간관계의 제2법칙(진심의 법칙) - 상대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진심을 기울이는 가에 비례하여 변화는 커진다.

가식과 거짓으로 꾸며진 형식적인 행동은 제대로 된 변화를 만들지 못한다. 태양의 따듯함이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듯 진심을 담은 마음과 행동은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강한 압박은 순간적으로는 상대를 자신의 의도에 따라 움직이게 할 수도 있겠지만 그 힘이 다하면 곧 누른 만큼 튀어 오른다.


뉴턴의 운동 제3법칙(작용 반작용의 법칙) - 물체에 가한 만큼의 힘을 대상으로부터 받는다.

인간관계의 제3법칙(상호 교류의 법칙) - 자신이 상대를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상대의 반응을 받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은 정확히 이 법칙을 말하고 있다. 모두가 내 마음과 의도대로 반응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어떤 행동 방식을 취하는 가에 따라 상대는 그만의 방식으로 달리 반응한다.


즉 모든 물체는 각각의 질량에 따라 서로 끌어당기는 인력이 있어 그 작용에 의한 자연적 움직임이 발생한다. 마찬가지로 인간은 개인의 특성에 따라 서로 끌어당기는 인력이 있어 그 행위에 의한 인간적 충돌과 변화가 만들어진다.


충돌은 우주가 세계를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그리고 그것은 대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들끼리, 상대적으로 깊은 인연 사이에서 발생한다. 이해관계가 엮인 국가끼리 충돌하고, 밀접한 집단끼리 충돌하며, 그 집단 안에서도 개인끼리 충돌한다.

인력에 따른 끊임없는 충돌의 과정은 역동적인 우주적 조화를 형성한다. 빅뱅 이래로 무수한 충돌을 거쳐 지금의 지구가 존재하듯, 우리들 역시 탄생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충돌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충돌이 적은 환경에서는 인간의 최대 잠재력이 발휘되지 않는다. 오히려 편안한 환경에서는 나태해지고 무력해지기 쉽다. 자신과는 어딘가 많이 다른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는 충돌적 만남을 통해 우리는 신선한 자극과 또 다른 성장의 기회를 얻는다.

어느 정도의 공통점은 서로 간의 경험적 심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매우 비슷한 공통점은 유사한 삶의 경험을 해 온 것이므로 서로에게 자극과 변화를 줄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그러한 관계는 진화적 흥미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자연은 그러한 관계를 무산시킬 것이다.


자연은 안정된 상태에서 무질서해 보이는 상태로 부단히 이동한다(열역학 제2법칙). 그리고 자연의 한 부분인 인간 역시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역동적인 혼돈의 길을 피할 수 없다. 만남과 인연은 인간적 충돌을 동반하기 마련이지만 그것이 인간적 변화를 만든다.

우주적 충돌이 없었다면 현재의 지구도 것도 없을 것이요, 인간적 충돌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라는 것도 없을 것이다. 충돌은 물리적 세계 안의 필연적 현상이며 자연이 존재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진화시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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