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친구들에게 편지
2019.12.30
며칠 전 누군가 묻더군요. "올해 결심한 건 다 이뤘어?"
결심한 걸 이뤄본 적이 별로 없어서, 있다 하더라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웠던 것들이라 난감한 질문이다 싶었는데. 웬걸! 올해 제가 계획했던 일들이 다 마무리되어 있음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제 이름이 박힌 책을 세상에 내놓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며칠 전 만난 선배 표현에 따르면 "내 손으로 씨 뿌리고 내 손으로 거둔" 걸 한거에요. 제 스스로 머리 한 번 쓰다듬어줘도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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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가 가기 전에 이루지 못했다면 정말 깊은 시름에 빠져있었을지도 모를 한 가지도 이루었습니다. 새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뜬금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이주정책(migration policy)'을 다루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끌어안고 같이 살아가려 노력하는 사회가 좋은 세상이라는 믿음을 13년 전부터 갖고 있습니다. 그게 제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더 좋아지게 만드는 거란 믿음도요. 서 있는 위치가 자주 바뀌어 저도 헷갈립니다만, 손에 쥐고 놓지 않았던 그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어 설렙니다.
새해에 새 명함 들고 뵙겠습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동안 물심양면 지지해준 분들께 특히 많이 감사드립니다. 더 많이 나누며 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