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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아들과 둘만의 여행

동유럽 음악 여행기(2): 플래닝부터 난관

by 오늘을산다

"음악"을 테마로 여행을 하기로 하니, 패키지 여행은 선택 가능한 옵션이 아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계획을 짜야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들에게 "가고 싶은 곳들 서치해서 알려줘"라고 비행기 티켓을 산 시점부터 이야기를 하고 여행 서적도 손에 쥐어줬지만... 역시나, 내게 제출된 리스트는 30분만 서치해도 나올 법한 것들이었다. 이런 아들을 데리고 열흘이나 여행을 다닐 수는 있을까??? 회의감이 수차례 밀려든다.


비행기표를 샀으니, 이제 숙소를 예약해야 한다. 그런데, 어디서 무얼할지 결정을 해야 어디서 며칠을 묵을지가 나올 터. 여행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숙소값이 매일 조금씩 오르는 게 보여서, 우선 대략적인 그림을 이렇게 그렸다.

- 헝가리-오스트리아-체코 루트

- 핵심은 오스트리아. 헝가리 부다페스트, 체코 프라하 일정은 최소한으로.

- 매일 짐싸는 상황은 지양

- 숙소는 시내 중심 접근성 좋은 곳에 하루 평균 20-25만 원 사이로

- 이동 수단 선택시 비용보다 시간 및 편의성 우선 고려

- 각 나라에서 대표적 음악 공연장에서 공연보기 (안 되면 공연장 투어라도 하기)

- 오스트리아는 비엔나, 잘츠부르크 도시 외에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 한 곳 추가


그렇게 해서 부다페스트와 프라하, 비엔나, 첼암제 각 2박3일씩 배정했다. 잘츠부르크만 1박 2일이다. 잘츠부르크에서 1박을 하는대신 뮌헨을 가볼까도 생각했지만, 이동에 걸리는 시간 대비 뮌헨에서 할 껄 생각해보니 (김민재 선수 축구 경기 관람을 고려했었다) 이번 여행 테마에 맞지 않아 과감히 삭제했다. 돌이켜보면, 이건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 열흘밖에 되지 않는 여행 기간동안 너무 많은 시간을 기차 안에서 보내는 건 체력적인 면에서도 좋지 않다.


밤 10시 넘어 집에 들어오는 일과가 계속된 가운데, 사흘 밤 허벅지를 찌르며 폭풍 숙소 검색 돌입. 아고다에서 각 도시별 숙소 리뷰를 바탕으로 네이버검색으로 크로스체크를 했다. 구글 지도에 찍어둔 Must Visit Place 몇 곳, 공항, 기차역 등과 거리, 이동수단을 체크해 샤샤샥 숙소 예약 완료!


비행기표와 숙소 예약까지 했으니, 이제 여행의 절반은 준비가 되었다!

Must visit / Good to visit으로 나누어 일정을 짜는데... 가고 싶은 곳은 많고 열흘이란 시간은 너무도 짧다. ㅠㅠ 가기 전부터 아쉬움 뿜뿜... 그러면서도 한땀한땀 채워나가는 계획표.


Screenshot 2024-12-28 at 12.08.35 AM.png 가이드의 마음으로 엑셀에 일정을 정리했다. 고객님 만족을 위해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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