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죽 공예 멤버 중에는 뜨개질로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내는 마이더스의 손을 가진 언니가 있다. 어느 정도냐 하면 지나가는 사람의 옷이나 가방을 보고 맘에 드는 디자인이 있으면 유튜브를 찾아보고 실을 주문해서 코바늘로 똑같이 만들어 낼 정도이니 거의 이태리 장인급이라 할만하다.
언니를 졸라서 매주 수요일이면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에 모여 뜨개질로 가방을 만드는 중이다. 첫 번째 작품은 갈색의 프라다 가방인데 메리야스 뜨기와 이랑 뜨기를 번갈아가며 가방의 몸통을 만들었다. 손잡이는 같은 실로 떠서 돗바늘로 연결해 주었다.
프라다 가방
요즘 나의 사랑을 듬뿍 받는 중이라서 다른 가방들은 드레스룸 팬트리에서 겨울잠 주무시는 중이다. 코바늘로 뜬 첫 작품이라 아무래도 애정이 많이 간다.
멤버 중에 손 끝이 야무진 큰언니는 금사가 든 검정 실을 몽땅 주문했는데, 우리들에게 레트로 느낌 나는 미니 크로스백을 선물로 만들어 주셨다.
언니가 떠 주신 레트로 미니백
가방을 메고 나갔더니 어디서 샀냐며 구매하고 싶다고 하신다. 다른 이들 눈에도 예뻐 보이나 보다. 안타깝지만 하나 만드는데 꽤 시간이 걸리고 공을 들여야 하니 판매할 수가 없다.
요즘은 헤링본 가방 뜨기에 도전 중이다. 아직은 몸통을 뜨는 중인데 크리스마스 전에는 완성될 것 같다. 올 한 해를 잘 보낸 나에게 주는 선물로 헤링본 무늬를 만드느라 앞코 빼뜨기와 뒷코빼뜨기를 한 단씩 번갈아가며 해야 하는데 상당히 까다롭다.
큰언니의 헤링본 가방
사진은 솜씨 좋은 언니가 먼저 완성한 헤링본 가방이다. 언니는 꽈배기 모양의 가죽 손잡이를 달아주었고 나는 좀 더 심플한 가죽 핸들을 골라두었다. 다 만들고 난 후 두 개의 작품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 않을까?
백수가 과로사한다고 요즘 매일이 바쁘다 보니 브런치 스토리에 글 올릴 짬도 없었다. 지난번 글이 10월 15일이었으니 거의 두 달 만에 올리는 글이다!
그동안 블로그는 간간히 글을 올렸는데, 브런치 이웃님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폰으로 급히 올려봅니다~ 저는 넘 재미나게 시간을 보내는 중이오니 부디 이웃님들도 평안하고 무탈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