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 장기화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

마흔에 바라본 세상 | 여덟 번째 이야기

by NaRio


#당연한 것들

당연한 것들2.jpg 백상 예술대상 한 장면(https://youtu.be/x-mwC70 kRFI)

https://youtu.be/x-mwC70 kRF

“당연한 것들, 아니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은 언제 우리에게 다시 돌아올까요?”

2020년 6월 초, 백상 예술대상에서 아역배우들이 함께 공연한 ‘당연한 것들’의 모습과 그 공연의 소개를 위한 말이다. 어쩌면 너무 당연해서 큰 의미를 두지 않았거나, 오히려 귀찮아했던 그 모든 것들이 이제 할 수 없다는 것이 아이들의 목소리와 함께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을 울렸다. 더욱이 요즘,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땀을 흘려가며 놀이터에서 잠깐씩 노는 것을 볼 때면 어른들이 정말 잘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카뮈의 『페스트』에서는

따듯한 봄바람이 오면서 점차 페스트가 잡혀가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 실존주의 소설인 만큼 그 끝을 극적으로 마무리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코로나19상황을 겪기 시작했던 우리에게 마음 깊이 와 닿았다. 하지만 결국 소설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 현실이 소설보단 훨씬 가혹하다는 것을 코로나19상황의 장기화가 굳어지면서 실감하게 된다.


얼마 전 잠시 안심을 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곧 서울 경기 그리고 대전과 충청지역에서 지역감염이 시작되면서 이 상황이 금방 끝나진 않을 거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예견했듯이 말이다.


코로나19지역별수치20200705.jpg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OD-19) 공식 페이지 (http://ncov.mohw.go.kr/, 2020.7.5.)



#처음,

코로나19 상황으로 집콕을 하게 되면서, 이 상황을 조금이라도 나에게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보기 위해서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간 개인적으로 하고팠던 말들을 쓸 수 있는 지면이 없었기에, 브런치에 내 속 이야기 들을 풀어놓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그리고 내가 쓴 글을 읽고 주변인들과 나누었던 대화도 나의 삶을 되돌아보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 곧,
볼 수 있을 거야.


지인들과의 대화 마지막에 넣었던 바람은 기약할 수 없는 시간이 되어가고 있다. 그 사이 사람들은 이제 ‘포스트 코로나’를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다시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를 단정 짓고 있다.

이런 혼란 속에 2020년 상반기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어찌어찌 온라인으로 강의를 한 대학 강의도 종강을 했고, 아이는 격주로 학교에 가고 있다. 이제 곧 여름방학이 올 것이고, 2학기를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2019년처럼 학교를 갈 수 있을지 말이다. 그렇다면 그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어영부영 보냈던 지난 몇 달의 방식을 보다 체계화를 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방법은 뭘까?


이곳저곳에서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주변의 선생님들은 틈날 때마다 자신이 쓴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장단점을 말한다. 하지만 아직 속 시원히 사용하기 편한 프로그램을 찾진 못했다. 내가 몸담고 있는 시각예술분야에서는 ‘온라인 전시’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전부터 온라인 전시를 해오던 곳들이 있었지만, 아직 미술계에서 획기적이라고 말할 만큼 플랫폼은 없다. 각자 장단점이 있고, 그것을 나름의 방식으로 보완하는 중이다.


KakaoTalk_20200626_084440322.jpg 다섯 작가들과 함께 연 온라인 전시 사이트(http://muon.modoo.at)

http://muon.modoo.at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질병으로 인하여 벌어진 상황 속에서, 우리 모두 삶의 방식과 가치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방식인 지, 어떠한 가치인 지, 어떤 목표인 지에 대해서도 여전히 논의 중이지만, 더 이상 이전과 같을 수도 없고 같아져서도 안 된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그래서, 결론은,

#모르겠다!


사실 그래서 그간 브런치 글을 쉬이 쓰지 못한 것도 있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아이의 등교 상황과 나의 일들은 급격하게 변화를 거듭했고, 이 상황에서 내가 가질 수 있는 방향성이 무엇인 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거고 이제 세상은 완전히 변화할 거라고 전문가들이 말했음에도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젠 인정할 수밖에 없다. 장기화를 말이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내가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그렇다. ‘우리의 자세’가 아니라, ‘나의 자세’이다.


각자 이 변화의 파도를 나름의 방식으로 각자 헤쳐 나가고 있다. 하지만 모두 처음 겪는 일이기에 누가 맞는지, 어떤 방식이 옳은 지에 대해 확실할 수가 없다. 아니, 오히려 이 시기에 어떤 방식을 확실하다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거짓이 아닐까? 각자 자신의 방식을 찾고 실천해 나가면서 잘못되면 고치고 잘되면 다시 한 걸음을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각자의 방식을 서로 알려주고 공유한다면 어느덧 우리는 이 상황에 잘 적응하고 모두 안정을 찾을지 모른다.


그렇기에 아직 나의 자세를 어떻게 취해야 할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가족의 안전을 생각하고 주변을 배려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찾아 나가는 것이 기본이라 생각한다. 하루를 무사히 보냄에 감사하고, 다양한 소식을 접하고 옳은 판단을 내리며, 언젠가는 내가 바라던 내일이 올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몇 년 전 인기를 끌었던 가수 이적과 유재석의 노래처럼 안전한 오늘과 즐거울 내일에 대해 “말하는 대로” 일이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조금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코로나 블루에 휘둘리지 않길 소망한다. ‘당연한 것들’의 가사처럼, “우리 힘껏 웃어요!”


KakaoTalk_20200626_082339225.jpg 마음을 달래고자 얼마 전부터 조금씩 해본 캘리... 훌륭하진 않지만, 반복해서 쓰다 보면 소원이 이루어질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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