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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튜디오 포카 Jan 03. 2021

베이비 사인

2020. 01. 29(수)

오늘은 산부인과 문화센터에서 '베이비 사인' 수업을 듣고 왔다. 베이비 사인은 아기가 배고픔, 졸음, 속앓이, 배알이, 실내온도의 문제 등의 환경불편감을 호소하는 언어로, 총 다섯가지 버전의 울음이 있단다. 아기의 울음소리는 모두 똑같은 줄 알았고, 주 양육자가 눈치껏 혹은 감각적으로 알아채야 하는 일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더라. 강사분이 참고 영상을 보여줬는데 예시 영상 속 다섯가지의 울음 소리가 확연히 달랐다. 수업을 듣고 나니 조금 마음이 놓였다. 대체 어떤 마법으로 우는 아기의 상태를 파악해야할지 겁도 나고, 도무지 감이 안잡혔었는데, 이런 거였구나...



또 아기들이 바디랭귀지를 학습하는 기간(7개월 즈음부터 돌까지)도 있단다. 바디랭귀지 교육은 포카가 아기 강아지 시절에 교육해봤던 부분이라서 자신이 있다. 강아지는 소리를 차단하는 능력이 있어서 듣고 싶은 소리만 선별해 들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잔소리를 계속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들었다. 손동작에 명령어를 입혀서 가르치는 교육을 했고, 포카는 앉아(주먹쥔 손에서 검지 손가락만 치켜 세우기)와 엎드려(곧게 뻗은 손을 위에서 아래로 향하게 함), 기다려(주먹쥔 손을 보여줌), 괜찮아(손바닥을 펴서 보여줌), 손(손바닥을 포카의 가슴께로 펼쳐보여줌) 다섯가지의 명령어를 소리 없이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다. 포카와의 산책에 적응하게 되면서 나는 걸음걸이만 봐도 포카가 응아가 마려운지, 쉬야가 마련운지 자연히 알게 되었는데, 남편은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놀라워했다(남편은 포카가 세 살 즈음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마꼬의 상태도 잘 지켜보면 알 수 있게 되려나... 


 

그리고 의사소통이 어려운 개월수의 아이들은 어린이 집에서 아기 친구들 간에 감정이 상하면 서로를 물기도 한단다. 막상 그 때가 닥치면 걱정도 되고 속상할 것도 같지만...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 때 강아지 같다고 생각했다. 

근데 이렇게 좋은 수업을 왜 평일 낮에 하는 걸까. 주말에 열어주면 예비 아빠들도 같이 들을 수 있을텐데. 다른 수업은 주말반도 있으면서 이 수업만 평일에 여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아기가 N발음으로 우는지, O발음으로 우는지, 우는 아기의 사인을 아빠도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생각외로 공부할게 많아서 마치 시험 전에 벼락치기를 하는 기분이 든다. 당장 시험범위 공부는 안하고 친구들이랑 떡볶이 먹으러 다녔던 고등학생의 시절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요즘 수면의 질이 떨어져서 낮동안에는 정신이 몽롱하다. 수업 듣는 중에도 내내 그랬다. 이 수업 이후에 임산부 요가 수업이 있었는데 너무 피곤해서 수업에 빠질까 했지만, 그래도 억지로 듣고왔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수강생이 나 포함 딱 두 명만이 참석했다.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켜셨다는 그 분과 좋지 않은 자세로 그림을 그려온 나 사이에서 요가 선생님이 무척 바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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