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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씬날 Jun 14. 2020

내가 쓰는 스얼레터 #28

2020. 6. 8 당연한 것들을 기다립니다


최근에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AR로도 관람이 가능한 이 온라인 콘서트에 30만 명이 모였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팬 사인회도 영상통화, 영상 메시지로 대체된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이렇게 대안을 고민하고 실현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늘 하던 대로의 방식은 자의든 타의든 할 수 없게 된 것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직접 만나서 해왔던 일들은 상황과 여건에 맞춰서 여러 가지 대안을 찾아갑니다.


저도 이번 주말에 '랜선 세미나'에 참여했습니다. 한국, 미국, 러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접속한 이 세미나에서 평소라면 다 같이 모이기 힘든 사람들이 한날한시에 모니터를 바라보며 몇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굉장히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대안들을 하나씩 경험하면서 '아 이렇게도 가능하구나' '이것도 나쁘지는 않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편으로는 그래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좋았겠다, 언젠가는 그러고 싶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며칠 전 관객 없이 진행된 어떤 시상식의 축하 공연은 이런 제 마음을 똑 닮아 있었습니다. 우리가 늘 당연하게 느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것이 된 지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과 그것을 다시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노래 가사가 너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지금의 상황, 그리고 이다음에 올 세상에 대한 예측과 새로운 기준을 찾는 것이 넘쳐나는 요즘, 어떤 대안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는 직접 보고 싶은, 가상현실로 듣는 노래보다는 생생하게 듣고 싶은, 진짜 그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냄새와 공기 그런 것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얼굴을 맞대고 앉아서 이야기 나누고, 함께 손잡고 위로하며 울고 웃는 그런 감정에 대해서 떠올려봅니다. 새로운 기준에 대해서 고민하는 만큼 별거 아닌 줄 알았던 평범한 것에 대한 소중함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언젠가 다시 돌아올 평범한 일상을 조심스럽고 간절하게 기다리면서요. 


- 여행도, 콘서트도, 영화 보러도 가고 싶은 나리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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