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 눈물 핑 돌게 하는 그림책 TOP 2는
단연
'너는 기적이야' 와 '우린 언제나 다시 만나'이다.
나처럼 파워 T 에 눈물 별로 없는 심드렁한 엄마도
코끝 찡하게 만드는 서사가 있는 책들이다.
어제 은우의 졸업식날,
사무실에서 허겁지겁 일을 마무리하고
꽃다발을 챙겨서 주차를 하고
혹여 자리 없을까 달려가 앉은 강당에서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그렇게 공개적인 장소에서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다.
'너는 기적이야' 의 각 페이지를
졸업생들이 직접 그림을 그리고
책 내용을 읽어서
동영상으로 만들어 시청하는 순서였다.
- 네가 처음 걷던 날,
바람은 숨죽이며 지켜보았고
땅은 단단히 널 받쳐주었지.
한 발 한 발 내딛는 네 발걸음,
그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짓이었어.
-
은우의 수술 부위가
우리 몸의 균형감각을 관장하는 소뇌라서
걷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 당시에 너무 어린 아기라서
걸음마를 배워야 하는 시기에 소뇌 부분을 수술했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
걷더라도 휘청거릴 수 있다.
그럴 경우는 재활치료를 해야 한다.
수술만큼
항암치료만큼
두렵고 무시무시한 것이
부작용이었다.
일단 종양의 제거와 치료는 잘 되고 있었지만
혹시라도 은우가 걷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재활 치료를 얼마나 받아야 하는 것일까?
우리 부부는 소리내어 말하지 않았지만
마음 속 상자안에 그 걱정의 조각을 넣어두고 지내고 있었다.
그러다 남편의 생일 즈음 그러니까 9월 경에
집에서 잘 놀던 빡빡머리 은우가
심상치 않은 몸짓으로 힘을 주더니 벌떡 일어섰다.
순간,
남편이 나에게 눈짓을 했다.
- 여보, 여보, 얘, 얘,
잠시 숨을 고르는 듯 하던 15개월의 은우는
자신을 향해 팔을 뻗은 아빠에게로
- 탁, 탁, 탁, 탁, 탁.
다섯 걸음을 걸어갔다!!!!!!!
비틀거리거나 휘청대지 않는
안정적인 걸음이었고
짧지만 균형잡힌 다섯 발자국이었다.
그 날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며
눈물이 차올랐다.
얼마나 안심을 했는지,
얼마나 감사했는지,
마음 졸였던 나날들
수많은 걱정 상자중
걸음 상자를 열어 탈탈 비워버렸던 기억.
입술을 깨물고 참으려고 했는데,
결국은 마지막 장에서
눈물이 터지고야 말았다.
너와 함께한 하루하루,
너와 함께한 한 달 한 달,
너와 함께한 한 해 한 해가
내겐 모두 기적이었어.
은우야,
너와 함께한 모든 시간이
엄마에겐 모두 기적이었어.
너는 엄마의 기적이야.
사랑한다 나의 기적.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