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지영 Apr 15. 2021

2021 작업일지 4

강낭콩과 당근 파종

2021년 4월 14일 수요일 맑음


 월요일 오전부터 화요일 오전까지 비가 내렸다. 올해는 봄비가 잦다. 비가 그친 수요일 아침 최저기온은 3도. 쌀쌀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춥다 추워. 

 오늘은 강낭콩과 당근을 파종했다. 


당근과 강낭콩


강낭콩은 인터넷으로 구입했는데 당근은 근처 화원과 모종 가게를 세 군데나 들러서 겨우 샀다. 당근은 봄당근과 가을당근이 있으니 잘 보고 사야 한다. 씨앗 봉투 뒤에는 작물의 특징과 유의사항 재배표 등의 정보가 적혀있다. 강낭콩 재배표에 의하면 중부 노지재배의 경우 4월 말 파종이라고 되어있었지만 그냥 심기로 했다. 벌서 4월 중순이니 말이다. 


불린 강낭콩


1 봉지에 든 강낭콩의 양은 이 정도다. 45알이 들어있다(같은 강낭콩이라고 해도 종자회사마다 들어있는 양이 다를 수 있다). 월요일 밤부터 미리 물에 불렸다. 안 불려도 되지만 그러면 싹이 나오는데 더 오래 걸린다. 작년에 안 불리고 심었다가 이제나 저제나 노심초사했던 기억이 있어서 올해는 불렸다(지난주에 심은 완두콩은 반나절만 불렸다). 성질 급한 몇몇 씨앗은 대범하게 싹을 들이밀었고(정중앙에 있는 강낭콩을 보시라), 대부분은 아직도 몸속에 고이 싹을 지니고 있다. 


 강낭콩은 씨앗이 커서 점뿌림을 한다. 흙에 구멍을 내고 그 안에 2~3개의 씨앗을 넣는 걸 점뿌림이라고 한다. 당근은 씨앗이 작아서 호미로 줄을 좍 긋고 소금 뿌리듯이 줄 따라 뿌린다. 줄뿌림이라고 한다. 


 그림과 말로 설명을 했는데도 아이들은 멋대로 심었다. 나중에 싹 나는 걸 보면 재식거리고 뭐고 간에 규칙성 없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겠지만 뭐 어떠랴.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내가 일일이 다 봐줄 수가 없어 한계가 있지만 초보 농사꾼들이니 나중에 다시 찬찬히 설명해주려고 한다. 초보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니 말이다.


오늘도 찍은 사진이 저 2장이 전부. 오늘은 기필코 작업 사진을 찍으리라 결심했지만 오늘도 실패다.  


한 아이가 수업 시작 전에 오늘은 뭐 심냐 물어보았다. 강낭콩과 당근 이라고 했더니 자기는 당근이 심고 싶단다. 아쉽게도 그 아이가 속한 조는 강낭콩을 심기로 한 조였다. 첫 수업 때 데면데면했던 아이들이 이제는 좀 익숙해졌는지 수업 시작 전에 옹기종기 모여서 감자, 완두콩, 꽃 싹이 났나 지켜보는 게 예쁘고 귀여웠다. 우리가 심은 작물들이 아이들의 바람에 응해주면 좋으련만. 응답하라 씨앗이여!


감자는 통으로 심은 몇 개가 싹이 조금 났고 잘라서 넣은 건 12개 중 한 개가 싹이 났다. 좀 더 기다려봐야지. 완두콩도 몇 개는 흙을 뚫고 나왔다. 꽃은 잡초와 영 분간이 가지 않아서 일단은 놔 둘 계획이다. 


다음 주에는 쌈채소를 심는다. 수요일 오전부터 모종 사러 갔다가 와야 해서 바쁠 예정이다. 아이들도 나도 여름에는 쌈채소는 안 사 먹어도 될 듯. 많이 많이 심을 계획이다.  

작가의 이전글 2021년 작업일지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