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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Jul 14. 2022

방학엔 자격증 공부가 제맛

2022학년도 1학기가 끝났다.  

일선 학교들은 여전히 수업 중이지만 나는 방학 시작.

방통대 1학기도 끝났고, 의뢰 들어온 수업도 다 마쳤다.

이제 두 달 동안은 자유다, 라고 온 천하에 선언하려 했으나 

마구마구 일을 벌이는 이놈의 고질병 때문에

자유가 자유가 아니게 되었지만 말이다.

2학기 준비도 해야 하고 이것저것 잡다하게 할 일이 산적해 있지만

정신없이 지내온 5,6월에 비하면 지금 이 순간은 무릉도원에 있는 기분이다.


브런치를 두 달가량 휴업했다.

글 하나 못쓸 정도로 바빴냐면 그건 당연히 NO.

바빴다고 강조하는 그 기간 동안에도 음주 등등 노는 건 다 했다.

바쁘다는 말만큼 신뢰가 안 가는 핑계가 있을까.

브런치나 운동 같이 노오오오력과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일만 골라서 안 했을 뿐.

방학을 맞이한 지금 두 달간의 휴업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다시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까.

주제가 있는 글이라면 쓰기가 수월한데 에세이는 참 어렵다.

평소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아 많이 접하지 않다 보니 데이터가 부족하다.

'41살, 시속 8km 달리다' 카테고리 쓴 글을 다시금 보니 재미가 없다.

쓸 때는 그렇게 재미없지 않았는데 난감하다.

재미없는 에세이라니! 팥소 없는 찐빵이다(앙꼬는 일본말이라 팥소로 바꾸었다).


며칠 전에 불교 잡지에 기고하는 글을 다시 읽어보니 역시나 재미없었다.

예전에 인터넷 신문사에서 수습직원으로 일할 때 편집장님이 

나 보고 글 못쓴다고 타박을 주셨는데 진짜 그런가 싶기도 하다.

그때는 편집장님 말씀이 농담 반 진담 반이라고 생각했었다.

아무래도 진담이 99% 담겨 있었나 보다. 7년 전에 들었던 그 한마디가 생각나 뒤늦게 주눅이 든다.

왜 내 기를 죽이고 그래요! 하면서 세게 나가고 싶지만 내 기는 내가 지켜야지 뭐.

41살이니까.


사족을 끝내고 나의 방학 계획을 말하자면 이렇다.


올해 생물분류기사 자격증에 도전하기로 했다.

기능사가 있었으면 그걸 준비했을텐데 기사밖에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방통대 농학과 홈페이지에서 관련학과로 자격증을 딸 수 있다고 해서 과감히 시도 추진!

(큐넷에 다시 질문해봐야 정확하겠지만)

4년제 대학 졸업 예정자여서 기사 자격증에 응시가 가능하다.


문제는 필기와 관련된 수험서가 없다는 것.

몇 년 전에 실기 수험서는 한 권 출판이 되어서 이번에 구매를 했다.

그런데 필기를 붙어야 실기를 보지... 

그래서 큐넷에 들어가서 출제기준을 출력하고, 웹서핑을 해서 합격자들이 봤다 하는 책들을 검색했다.


계통분류학은 방통대 4학년 교제인 '식물분류학'과 집현사에 출판한 '동물분류학', 라이프사이언스에서 출판한 ' 분류학개론'을 보기로 했다.

이 세 자료로도 부족하면 더 이상 책 안사고 국회도서관 가야지. 책값이  너무 비싸다.

일거리 적은 프리랜서 강사에겐 부담이 크다.


형태학은 방통대 교재였던 '재배식물생리학'을 보기로 했다.

역시나 부족한 부분은 국회도서관에서 다른 자료를 보는 걸로.

자연환경 관계법규는 우리 집 프린트기로 법령을 출력해서 보면 된다.


일단 이 세 과목을 먼저 공부하고

보전 및 자원생물학과 환경생태학은 차후에 따로 교재를 한 권씩 사서(아마도 대학교 생물학과 개론서가 될 듯하다) 공부하려고 한다.


생물분류기사는 식물과 동물로 나뉘는데 필기는 어차피 같고 실기가 다른데 나는 식물로 시험을 칠 계획이다.

생태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니 아예 모르는 상태보다는 좀 낫지 않을까 했는데

실기 수험서를 보니 딱히 그것도 아닌 듯. 모르는 식물이 너무 많다(참고로 나는 숲해설사 자격증이 없다).

요즘 아이랑 시간 될 때마다 근처 공원에서 곤충을 잡는데 풀 도감을 들고 다니면서 식물도 봐야겠다.


시험은 일 년에 딱 한번 치른다. 8월에 접수하고 9~10월에 필기시험을 쳐야 해서 시간이 별로 없다.

이런 자격증이 있는지 얼마 전에 알아서 올해 도전을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일단 해보기로 했다.

국가자격증이라 시험비가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재배 식물생리학' 책을 꺼내서 보는데 분명 다 공부하고 시험까지 쳤는데도 너무나 새롭다.


오늘 처음으로 공부를 했다. 


책 보다가 꾸벅꾸벅 졸다가 결국 침대에 드러누웠다(그리고 유튜브 본 건 안 비밀).

왜 이렇게 졸리지. 한창 자랄 41살이라 그런가 보다.


졸지 말자.

합격을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허벅지를 꼬집어봐야겠다.

써놓고 보니 또 재미가 없네. 어쩔 수 없다.

앞으로 자격증 공부 상황은 간간이 올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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