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테크와 감자밭 퇴비주기
2021년 3월 22일 월요일 맑음
파테크를 시작했다. 파 값이 워낙 비싸 집에서 파 재배하는 걸 재테크에 빗대 파테크라고 한다. 어제 사온 파 두단 중 한단을 다듬으면서 뿌리를 좀 길게 잘라 베란다에 있는 상자 텃밭에 옮겨 심고 물을 흠뻑 주었다. 그전에는 파뿌리를 잘 씻어서 육수 낼 때 집어넣었는데 당분간은 상자 텃밭으로 직행할 것 같다. 오늘 저녁이나 내일 오전에 남은 한단도 다듬어서 심으면 아래 사진보다 인구밀도, 아니 파밀도가 올라갈 예정이다. 결혼식 주례사와 육수 낼 때를 제외하고는 존재감이 없던 파뿌리가 요즘 유행하는 말로 '떡상'했다. 우량주답게 잘 자라기를 바랄 뿐이다.
예정에 없던 학교 텃밭 수업을 맡게 되어서 올해는 3평 밭을 관리해야 한다. 3월 31일 씨감자 심기 수업을 할 예정이라 미리 퇴비를 뿌리러 갔다. 한동안 퇴비를 뿌려나 하나 어쩌나 고민했다. 밭 상태를 정확히 진단할 수가 없으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뿌리기가 망설여졌다. 고민하다가 뿌리기로 했다. 올 상반기에 자랄 작물들도 먹을 밥이 필요하니까 말이다. 석회고토는 뿌리지 않았다. 하반기 배추 심기 전에는 꼭 뿌려야지. 각종 도구를 챙겨서 학교로 갔다.
학교에는 나무 틀밭과 상자텃밭, 그로우백이 있다. 나무 틀밭은 가로 90cm 세로 180cm 크기로 짜여있고, 총 4개가 있다. 1평은 3.3㎡. 나무 틀밭 1개는 1.8m*0.9m=1.62㎡이니 약 1/2평이다. 네 개가 있어서 총 2평. 상자텃밭 20여 개와 그로우백 20여 개를 합치면 이것도 대충 1평이 될 것 같아 총 3평으로 잡고 있다. 감자는 네 개의 틀밭 중 1개에 심기로 했다.
서울시에서 낸 도시농부학교 책자에 감자는 1㎡당 퇴비 2kg라고 해서 퇴비 3kg를 뿌리기로 했다. 먼저 호미로 잡초와 배추 뿌리 등을 골라내고 퇴비를 뿌린 후 흙을 갈아엎었다. 퇴비는 학교에서 구매해놓은 대농 골드 1등급이 있어서 그걸로 사용했다. 퇴비 포장지 뒤에 300평 기준 감자는 1,000kg~1,200kg이라고 하니 3평에 10~12kg, 1평은 3~4kg, 1/2평은 1.5~2kg이다. 2kg와 3kg 어느 것으로 할까 하다가 3kg 낙점. 20kg 한 포대를 낑낑대고 들고 와서 가지고 간 저울을 이용해 3kg를 쟀다. 틀밭에 뿌렸더니 턱도 없이 부족해 보였다. 아쉽게도 퇴비를 막 뿌린 사진은 없다. 그래도 더 욕심내지 말고 흙과 잘 섞어서 갈았다. 그로우백 2개도 퇴비 넣어서 갈아놓았다.
밭이 작아서 일이 금방 끝났다. 앞으로 밭 정리와 퇴비 넣기는 아이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씨감자는 수미로 주문할 예정. 오늘 작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