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러티브 오브젝트. 2화

손으로 만든 물건은 마음을 담기 쉽다

by 재윤
남이세일 목수님의 오리집게

손으로 만든 물건은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갑니다. 정교하게 만든 것보다 어딘가 무심하게 툭툭 만든 것 같은 물건들이 더 끌리더라구요. 왜 그럴까요.


민예 편집샵을 운영하다보니, 수공예품을 좋아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는데요.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며 이 분은 어떤 이유로 수공예품을 좋아하시는지 생각해보곤 합니다.


어떤 분들은 희소성에 주목하시기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편안함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저 또한 수공예품의 유니크함이나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한 느낌을 둘 다 좋아합니다.


재미있는 건 어떤 이유로 좋아하던간에, 손으로 만든 물건을 좋아하는 분들과는 쉽게 친해지는 것 같습니다. 관심사가 같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겠지만, 저는 이런 물건들이 갖고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대 후반부터 나무로 집도 짓고 가구도 만들고 흙미장이나 구들도 놓아보면서 이런저런 손으로 만드는 일들을 해왔는데요. 그래서인지 수공예품을 보면서, ‘왜 이 제작자는 이렇게 마감을 했을까’하고 혼자 생각해보곤 합니다.


가령 나이프로 만든 우드카빙 물건을 보면서는,

‘아, 이 분은 칼자국과 끌자국의 라인을 이렇게 표현했구나. 왠지 소탈하고 정직하게 사시는 분 같네’라고 생각한다던지,

도자기컵의 전(입에 닿는 부분)을 만져보면서는

‘참 촉촉하고 부드럽네. 이분은 생활에서 쓰이는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시는구나. 왠지 요리도 잘 하시고 생활을 건강하게 꾸리실 것 같네’라고 말이죠.


신기하게도 직접 만드신 분들을 만나보면 보통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참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김지영 도자기의 컵은 전의 감촉이 참 좋습니다.


그런 경험이 쌓여가면서, 손으로 만든 물건들은 기능에 충실히 입각해 만든 물건들과는 또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면서 감독의 의도를 살피고 나아가 감독이 그리고자하는 세계를 상상해보는 것과 같은 행위를 손으로 만든 물건을 보면서도 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영화나 그림과는 다르게 물건은 몸으로 만든 거라 그럴까요. 어떤 메시지나 이미지의 현혹됨이 없이 만든이의 마음이 더 진솔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 추측이지만요.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물건을 보고 있으면 말을 거는 것 같습니다.

‘나는 이런 게 나답다고 생각하는데, 너는 어때?’하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답다는 건 뭘까 물어보게 되는 것 같아요.


물건을 통해서 서로의 자기다움에 대해 묻고 대답하기, 그렇게 하나씩 나다운 것들을 쌓아가면서 나다운 생활을 만들어가기.

이게 어쩌면 수공예품을 곁에 두고 살아가고픈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이런게 저 답다고 생각하는데, 당신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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