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여서 가능했던, 아홉 번의 쉼표들.
(아홉 번?!! 아무리 휴직 중이라지만,
이건 내가 생각해도 대단한 것 같다.
겸직허가 기간 종료 3일 전.
쌤동네 모임 개설 목록을 살펴보다,
스스로 깜짝 놀랐다. 셀프 칭찬! >.<)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뭔가 거창한 이유가 있을 법도 한데,
사실 그렇지 않다.
너무 외로워서,
'나만 이렇게 외로운가?'
'나만 망망대해에,
통나무 하나 붙잡고
버티고 있는 기분인 건가?'
궁금했다.
외로움과 궁금함이
나를 망설이지 않게 했고
계속 움직이게 했다.
물론 결코 쉽진 않았다.
멈추기 전에
숨이 꽉 막혔던 나에게,
멈추고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헤매던 나에게.
누군가 해줬으면 했던,
내가 듣고 싶었던 이야기와
알아야 했던 이야기들을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언어로 정리하는 건
혼자 생각만 하는 것이나,
여기 브런치스토리에 기록하는 것과
완전히 달랐다.
내가 아프다는 걸,
이건 내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고
병원에 다니기 시작한 지
이제 일 년.
머리로는 분명히 알고 있다.
여기는 병원이고,
이곳에서 나는 환자이지
교사가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병원에 가서 엉엉 울면서도,
내 이야기를
속 시원히 쏟아낼 수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목구멍까지 말이 올라와도,
어떤 것들은 도저히
뱉어낼 수가 없었다.
의사 선생님도,
누군가의 엄마/아빠일 수 있으니까.
(학부모)
나는 될 대로 돼라(?)는 심정으로
집 앞 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했지만,
힘든데도 일부러 멀리 다니는
동료들도 많다.
그래서,
이제야 선명하게 보인다.
딴짓살롱에 찾아온
동료와 함께
나누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기존에 교사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활동한 적 없음.
블로그, 브런치스토리 모두 휴직 후에나 시작.
쌤모임 개설도 휴직 중에,
아무도 하지 않았던 내용으로 시작.
(벤치마킹할 선례가 하나도 없었다는! ㅠㅠ)
정말,
다시 생각해도 신기하다.
아홉 번 모두,
이걸 시작하기 전엔
일말의 접점도 없던
낯선 동료들이었다.
정말 아프고 힘들 때는,
'내가 아프고 힘들다'는 걸
이야기하는 것조차
힘겹고 용기가 필요하다.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직면할 수밖에 없고,
깊이 묻어두었던
감정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기 때문에.
선생님!
잘 지내시지요?
용기 내어
저를 만나러 와주시고,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저 아홉 번이나 했어요!!
'나'를 먼저 챙기고,
나의 숨구멍을
이곳저곳 만들어 두는 일이
결국 나의 가족, 제자들,
주변 사람들을 돕는 일이라는 걸
잊지 마시고,
여름방학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