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소와 정리정돈에 대한
강박이 있다.
'강박'은 무언가에 사로잡혀
심리적으로 심하게 압박을 느끼는 상태.
그러니 삶이 편안할 수 있겠는가?
'정리하고 청소하라'고
나와 남에게 강요하는데.
특히 결혼하고 가정을 이룬 사람이
청소와 정리 강박이 있는 경우는,
솔직히 위험하다.
어지르면서 자라는 어린아이와
지저분함을 느끼는 역치가
나보다 높은 배우자를 괴롭히게 될 확률이
아주 높기 때문에.
'내려놓자. 안 보인다고 생각하자.'
수백 번을 되새겨도 쉽지 않다.
그게 쉽다면 강박이 아니겠지.
직장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나의 업무 공간이
정돈되어 있어야 함은 기본이고,
청소와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일하는 동료들을 볼 때마다
마음속으로 엄청나게 비난했다.
결국 그 과정에서
가장 피곤하고, 괴로운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기에
이런 나를 꽤 오랫동안 미워했다.
내가 나 때문에 힘들고 피곤하니까.
그런데도 어쩌질 못하니까.
나에게 선물한
'쉬어가는 사계절'을
온전히 누리는 동안
'나를 존중하지 못하는 나'와
조금씩 화해할 수 있었다.
청소와 정리에 대한 예민함은
쉽게 바뀌지 않을 나의 성향이고,
그조차 앞으로 다독이며 안고 살아야 할
여러 가지 나의 모습 중 하나라는 걸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오늘도 내가 느끼는
깔끔함과 지저분함 사이에서 흔들리지만,
그 흔들림을 조금씩 더
따뜻하게 바라보는 하루하루로
만들어 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