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by 나로작가

나는 청소와 정리정돈에 대한

강박이 있다.

'강박'은 무언가에 사로잡혀

심리적으로 심하게 압박을 느끼는 상태.

그러니 삶이 편안할 수 있겠는가?

'정리하고 청소하라'고

나와 남에게 강요하는데.


특히 결혼하고 가정을 이룬 사람이

청소와 정리 강박이 있는 경우는,

솔직히 위험하다.

어지르면서 자라는 어린아이와

지저분함을 느끼는 역치가

나보다 높은 배우자를 괴롭히게 될 확률이

아주 높기 때문에.

'내려놓자. 안 보인다고 생각하자.'

수백 번을 되새겨도 쉽지 않다.

그게 쉽다면 강박이 아니겠지.


직장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나의 업무 공간이

정돈되어 있어야 함은 기본이고,

청소와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일하는 동료들을 볼 때마다

마음속으로 엄청나게 비난했다.


결국 그 과정에서

가장 피곤하고, 괴로운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기에

이런 나를 꽤 오랫동안 미워했다.

내가 나 때문에 힘들고 피곤하니까.

그런데도 어쩌질 못하니까.


나에게 선물한

'쉬어가는 사계절'을

온전히 누리는 동안

'나를 존중하지 못하는 나'와

조금씩 화해할 수 있었다.

청소와 정리에 대한 예민함은

쉽게 바뀌지 않을 나의 성향이고,

그조차 앞으로 다독이며 안고 살아야 할

여러 가지 나의 모습 중 하나라는 걸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오늘도 내가 느끼는

깔끔함과 지저분함 사이에서 흔들리지만,

그 흔들림을 조금씩 더

따뜻하게 바라보는 하루하루로

만들어 가는 중이다.

ChatGPT Image 2025년 4월 6일 오전 09_42_41.png


매거진의 이전글[긴장과 이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