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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티켓 끊는 여든의 주도적인 여가

by 나르샤

80대 수강생이 계시다.
스마트폰 수업을 시작하시면서 원하셨던 건,

영화 예매를 직접 해보는 일이었다.

CGV와 메가박스 앱을 다운로드하고,

회원 가입까지 무사히 마치셨다.
예전에는 손자에게 부탁하던 일을 이제는 내 손끝으로 한다며 기뻐하셨다.

며칠 전, 친구와 함께 **‘무파사’**를 보러 가셨다.
“이런 것도 스스로 할 수 있구나”라며 웃으셨다고 한다.
친구분도 “덕분에 나도 같이 봤네!” 하며 좋아하셨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혼자서도 극장에 가셨다.
그날은 영화 **‘러브레터’**를 보고 오셨다.
“혼자 보는 재미도 있네요” 하시는데, 그 당당함이 얼마나 멋지던지.

최근에는 “에밀리아 페레즈 정말 재밌어요!”라며 새 영화를 추천해주셨다.
배운 걸 바로바로 활용하고,

친구와 영화를 보는 시간을 즐기는 모습이 멋있어보였다.

배움이 주는 기쁨이 이렇게 일상을 바꿀 수 있다니.
나도 언젠가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누군가가 아니라 내가 직접 예매하고,

원하는 영화를 찾아보고,
좋은 걸 추천하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만드는 80대.
그 모습이 참으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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