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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입니다. 하차입니다. 웃음입니다

셋이서 버스 탔다가 카드 다섯 번 찍은 이야기

by 나르샤

친구, 언니, 나 셋이서 버스를 탔다.
두 개의 코스를 잇는 버스였고, 먼저 탄 언니가 기사님께 말했다.
“세 명이요.”

그 뒤를 따라 내가 탔다.
“언니가 냈어요”
말을 뒤에 탑승하는 친구에게 전하기도 전에, 마지막으로 탄 친구가 카드를 찍었다.
“승차입니다.”

순식간에 세 명이 타면서 네 번의 승차가 기록됐다.
알고 보니, 언니도 카드를 찍었고, 친구도 찍었다.
나는 전달하려 했는데,

늦었다.
그때 언니가 말했다.
“아, 내가 찍었다고 미리 얘기할걸.”
내가 말했다.
“내가 중간에서 잘 조율했어야 했네.”

우리는 웃으며 두 번째 코스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정류장에 잠깐 정차했을 때, 하차 문이 열리자
내 손이 자동으로 움직였다.
‘찍었다.’
“승차입니다.”

순간 모두가 멈칫했다.
“어? 방금 뭐 한 거야?”
나도 멈춰서 내 행동을 되짚어봤다.
우리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3명이 타서 5번을 찍었다.

내릴 때는 또 정확하게
“하차입니다.”
“하차입니다.”
“하차입니다.”
정확히 세 번.

우리 셋, 버스 한 번 탔다가
작은 혼돈과 큰 웃음을 안고 내렸다.
요금은 3천 원이었고,

그걸로 코미디 한 편을 본 기분이다.

기억력은 가끔 우리를 배신해도,
함께라서 괜찮다.
이렇게 또 한 페이지 웃음의 추억이 생겼으니까!


버스 탈 때,

우리의 기억력도 같이 태웠나봐요!

20250625 해방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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