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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르샤 Sep 14. 2020

엄마의 행동수정



© Alexas_Fotos, 출처 Pixabay





초등학교 딸 아이가 학교 등교준비를 하는 시간이다.

아침에 엄마는 주부의 역할을 소화하느라 분주하다.

엄마가 걸레를 빨러 화장실을 들어가니  

아빠는 머리를 감고, 시현이는 변기에 앉아있다.

걸레를 빨고 손도 씻고 화장실을 나왔다.


마당에 이불을 널어 놓고 집안으로 왔더니 큰딸의 얼굴이 똥 씹은 듯한 표정이다.

"아침에 학교가기 전에 기분 망치면 안되잖아~~ 그리고 아이가 "배가 아파~~ 학교 가는 길이 멀어~~"

오늘도 이런 종류의 언어들로 아침 등교길이 실랑이로 시작될까봐 한숨이 나온다.


내심 아이의 기분을 신경 쓰지 않으려다가 이미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아이의 얼굴과 마주친 후 반사적으로 튀어 나온 한마디 " 왜 기분이 나빠?"


아이는 툴툴털털~~

양말을 신고 부엌을 다녀오는 걸음걸이가 `나 기분이 완전 별로입니다`를 온몸에 내 뿝는다.


난 신경쓸 겨를도 없다. 부엌에서 밥상을 내어서 나온다.

아빠와 딸아이 밥상이다. 나는 또 무언가를 한다.

딸아이는 아무말 없이 밥상 앞에 앉아서 밥을 먹는다.


혼자 밥을 잘 먹고 있던 아이가 "엄마"라고 부른다.

딸 아이 옆에가서 앉아본다. "엄마, 나 옆에 있어줘"

엄마 : "옆에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구나"  아이의 곁에 가서 앉았다.

시현 : "응"

.

.

조용하던 시현이가 입을 떼어 말을 한다.


시현: 엄마! 내가 아까 기분이 나빴을 때 있었잖어.

엄마 : 그랬나? (그 순간 또 까먹은 엄마. ) 어 기분이 나빴을 때가 있었지.

시현 :그 때 왜 그랬는 줄 알아?

엄마: 왜 기분이 나빴었어?

시현 : 엄마가 화장실에 들어와서 걸레 빨고 나갔을 때 손에 물이 묻어있는데 탈 탈 두번 털었어.

그래서 나 양말이 젖었단 말이야.


엄마 : (한 대 맞은 듯 하다) 양말이 젖어서 기분이 나빴던 것였구나.

전~~혀 몰랐는데 말해줘서 고맙다고 건낸다.


시현 : 아까 이야기 하려고 했는데 기분 나쁠 때 이야기 하면 엄마가 화풀고 오라고 할것 같아서 이제 이야기 하는 거야.  엄마도 손에 물틀기 2주 안하면 스티커주까?


엄마 : 그랬구나~~~ 양말이랑 옷에 물이 묻어서 불편했겠다. 미안해

엄마가 손을 씻고 물을 터는게 습관이 되어 있었구나.  


아빠가 그 이야기를 듣더니

"아빠도 얼마나 많이 당했는데~~~"

사실 남편에게 너무나 많이 들었는데 그 행동을 안할 생각이 없었다. 주의하지 않았다.

그냥 그러려니 지나갔었고, 계속 반복되었다.


이번 이야기를 들으니 물 튀김을 당했을 사람이 이해가 된다.
아이의 충고를 인정하고, 가족과 타인에게 방해가 된다고 하니  
행동수정에 신경써 봐야겠구나~~


만약 그 순간 딸 아이가 이야기 하지 않았다면 그냥 딸이 혼자 화내고 지나 간 것으로 끝났겠지.

어떤 부분이 불편하다고 이야기를 해주니 물튀기는 행동을 수정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띨이 무서워서 손은 씻고 수건에 닦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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