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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르샤 Jul 30. 2020

애들아! 블록 치우면 겨울왕국 보여줄게~~~

따뜻한 시선 돌리기




외출 한 후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 주차장이다. 둘째가 집에 안들어가려한다. 다른 누군가와 이곳에서 놀기를 원한다. 엄마인 나는 저녁 준비도 해야한다. (반영적 경청을 해 본들 난 집안일 하러 들어갈 것이다. 오늘 pet수업에서 들은 따끈한 시선 돌리기 비법을 써 먹어야겠다.)


겨울 왕국 볼 사람!!했더니 저요~저요~ 손을 들고는 두명의 딸이 기분좋게 집에 도착했다. 노트북을 꺼내어 보여 주려고 했다. 그런데. 오 마이 갓. 허거덕!! 아침 급하게 외출 한다고 언니와 동생이 놀았던 흔적들이 심하게 방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블록 장난감이 난장판이 되어 있네..." 우리 정리하고 영화보자!~"했더니 큰 아이가 한마디 한다. "내가 안 그랬어. 난 정리 안할래" 하고는 쇼파에 앉아서 스티커로 혼자 논다.


(아직 나의 마음 날씨는 맑음) "으응, 우리 시현이가 지금 정리를 안하고 싶구나. 어쩌지 엄마는 저녁 준비도 해야하고, 빨래도 걷어서 정리 해야 해서 바쁜데~" 잘 도와주던 첫째가 요지부동이다. "동생이 정리하면 언니는 그냥 앉아서 영화 보려고 그래? 그런 걸 손 안대고 코 닦는 다고 그래." 엄마가 말을 덧붙인다. 둘째는 누워서 울적한 목소리로 말한다. "혼자서 정리하기 힘들어. 누가 날 도와 줄 사람 없나요?"


빨래 접는 나는 "경은이가 혼자서 정리하기 힘들구나. 도와줄 사람을 찾고 있구나" 엄만 빨래 정리하고 밥 하러 부엌으로 간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서 " 시현이가 정리하기 싫은가 보다.(이렇게 말하면서 비 언어적인 어감은 점점 경직되어가고 있다.)"


신기하게 내 귓가에 맴도는 부모교육 조무아 선생님의 목소리~~~~~~~

: "아이에게 경청 조금 해 줬다고 바로 행동이 바뀔 기대는 하지 마세요. 그리고 동생이 치우고 기다렸다가 언니가 좀 보면 어때요? 그럴때도 있고, 얄미운게 아니라 언니가 좀 그럴 때도 있어야지요.


부엌에서 식사 준비를 하는데  둘째가 "엄마, 이리와 봐" 다시 아이들 방으로 갔다. 나는 방긋 웃으며 동생에게 "우리 블록 던져서 점수 내기 해 볼까? 신이 난 동생이 던진다. 블럭 두개 던지고 들어가서 2점. 안들어 가면 "괜찮아!"외친다. 슬거머니 언니가 블록 옆에 와서는 "그럼 나도 해 볼까?" 3개를 던지더니 블록 들을 쌓아서 던지며 점수를 올린다.


블록만 남기고 나머지는 장난감은 엄마가 싹 치웠다. 큰애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힘겨루기를 시작할 뻔 했는데, 분위기 완전히 전환 되었다. 분명 힘겨루기로 끝까지 갔으면 뒷 일은 보나마나 "치워!"라고 소리쳤을 것이다.


소리 치는 상황은 아이가 만드는 줄 알았다. 이 순간의 반전이 육아를 하며 나에게 힘이 될 것이다. 이젠 부모교육 선생님의 "그랬구나~~~"환청을 뛰어 넘어, 상황에 맞는 비법 설명들이 들려오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참 다행이다. 내 감정 stop할 수 있어서. 다른 표현으로 즐겁게 마무리 하고 힘도 빠지지 않으며 겨울왕국을 보게 된 이 상황이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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