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를 가진 자는 살고, 신앙을 가진 자는 죽을 것이다.
공부가 아니면 성공할 수 없고, 공부가 아니면 진실을 찾을 수 없고, 공부가 아니면 교정할 수 없고, 공부가 아니면 갱신할 수 없으며, 공부가 아니면 장악할 수 없고, 공부가 아니면 반성할 수 없고, 공부가 아니면 해방될 수 없고, 공부가 아니면 자유로울 수 없으며, 공부가 아니면 주체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공부는 공짜이고, 자동적으로 자신을 수련시켜주며, 의식과 무의식 두 측면에서 자신을 강화한다. 공부는 취미이고, 놀이이고, 마르지 않는 새로움이며, 무한히 건축되며 순간순간 새로워지는 예술이다.
인생에는 공부 말고는 할 게 없다, 할 게. 공부가 아니면 내가 누군지, 여기가 어딘지,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는가? 그걸 알지 못하면 왜 사는가? 숨이 쉬어 지니까? 살 수 있다면 왜 살아야 하는가? 죽기 싫으니까? 죽기 싫으면 계속 싫어해야 하는가? 그냥 그렇게 느껴지니까? 느껴지는대로 다 믿어야 하는가? 그냥 그런 것 같기 때문에? 직감으로 살아갈거면 뇌는 왜 필요한가? 달려 있으니까? 뇌가 달려 있어서 슬프고 괴로운 생각들이 올라오는데, 그래도 여전히 좋은가? 즉자적인 경험에 고통받으면서 살 거라면, 왜 사는가? 공부를 통해 그 경험들을 해석하고 통찰하고 해방될 수 있다면, 공부를 왜 안하겠는가?
학문을 숭배하지 않으면 남을 숭배하게 될 것이다. 학문은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에서 출발하는 공동선에 대한 열정이기 때문이다. 학문을 숭배하지 않으면 자신을 알 수도, 공동체를 알 수도, 타인이 나와 사회를 위해 일하는 사람인지 확인할수도 없다. 그래서 학문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한 사람은 이기적인 사람의 먹이가 된다. 스스로 발전하여 살 것인가, 먹이사슬에서 먹고 먹힐 것인가? 오직 공부만이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독립시키며, 자연과 도무지 구분할 수 없는 수준의 인간들과도 독립시킨다. 공부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성실한 자와 뜻 있는 자, 도모하는 자와 비전 있는 자, 이타적인 자와 사유가 깊은 자, 유능한 자와 사회적인 자, 선한 자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자를, 모든 그렇지 못한 인간들로부터 구분해낼 수 있는 것이다.
공부는 확인된 것을 믿게 하며, 미신을 취소하게 한다. 공부는 신뢰를 주며, 무지는 신앙을 준다. 그러므로, 신뢰를 가진 자는 살고, 신앙을 가진 자는 죽을 것이다.
오직 공부만이 우리의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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