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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루 Dec 05. 2020

소수자의 노래 1

나루시선, 17

소수자의 노래 

- 패배의 노래


                                                서나루



선택이라는 개념이 더는 별

의미가 없을 때가 있다. 죄인들을 용서하며

우리끼리만 너무 많이 용서하며, 운명이라는 개념과

입장이라는, 공감이라는, 그들이 살아온

배경이라는 개념을 매일 밤새워 배운 사람들


언젠가 그에게 쫓긴 적이 있었다. 모든 그에게

우리는 괴물이 아니면 숭배하지 않았다

찌를 줄을 모르니 칼 맛을 모르지, 보름달이 뜨면

전설같이 영화에서 나오는 것같이 덜컥

어제까지만 해도 잘 지내던 목을 뜯어먹을 수 있는


그 야수적인 변신 능력은

우리가 기웃거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배울 때까지

칼 든 사람 뒤에는 서지 않아야 함을 배울 때까지

가르침은 협박을 통해 이루어졌다. 덜컥 하는

위협의 느낌은 늘 새롭기만 하고

당하고 당하고 또 당해야 우리는 그제서야

인터넷에 누구 보라고 한심한 소리를 쓰고

쓰지도 못할 혀를 갈았다


소수자라고 바보이겠는가

구원과 한탄을 알고 있고 그것이

캐치볼 놀이처럼 네가 받아줬으면 하는

문학의 한 장르라는 것을 안다, 

인생이 정말 꼬일 수 있다는 것. 그런데 그것이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 김수영은 욕을 처먹고

김수영처럼 시로 도망치는 명예 문학박사의 운명은

욕을 처먹고 시로 달리는

비겁함은 욕을 처먹고 또 처먹지만 박봉을 지고

쓸모없는 학위와 우리만 하는 세미나와 없는 미래

이제 홈쇼핑 숭고, 공업용

십자가 등에 지고 시로 달리고 달리고 달려가지 않으면

내 목구멍의 덩굴이 자라나







Photo by pilot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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