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체제의 구분에 있어서, 산업화와 비산업화를 먼저 나눠야 될 걸요?
그니까 산업화랑 비산업화를 먼저 나눠야 합니다. 그거는 녹색주의자냐 안 녹색주의자냐 그것밖에 없어요. 땅파고 늪을 메꾸고 핵발전소 지어서 잘먹고 잘살아보세! 라고 하거나, 아니면, 그런거 해서 자연파괴하지 말고 산에 들어가서 고구마나 캐먹어라 하는겁니다. 거기에서 먼저 나눠야 돼요. 거기서 먼저 갈라야 된다고요. 그런 점에서 노무현이든 이승만이든 박정희든 문재인이든 다 똑같습니다. 여러분이 아는 정치인과 경제학자들 마르크스 포함해서 거의 다 똑같습니다. 우파건 좌파건 간에 공장 짓자고 하지, 공장 부수고 고사리 캐먹자는 사람 없다니깐? 그니까 산업에 대한 입장차이. 산업 전체에 대한 입장차이를 짚고 넘어가지 않으니까 이제 현대 정치 이해가 헷갈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리고 나서 공장을 짓겠다는 결정을 하고 나면! 공장을 지은 다음에, 초기 투자자와 후발 팀원들, 또는, 공장장과 직원들 사이에 이익 셰어를 얼마나 나누겠느냐 하는 게 결국은 좌파와 우파의 차이입니다. 초기 투자자가 가진 돈이 진실로 적법하기에 창업자의 투자금으로 만든 기업은 정말로 창업자의 것이다, 아니면 반대로, 그냥 어쩌다가 부모한테 돈 물려받은 건데 인간은 인간에게 돈을 세습할 자격이 없기에 그 돈으로 매입한 땅과 구입한 공장의 소유권은 무효다, 그 정도 차이입니다. 그래서 부의 세습을 기각하면 현재 소유권을 다 뒤집어엎어도 할말없는거고, 인정하면 이대로 쭉 가는 겁니다. 물론 사람들은 이 차이에 펄쩍 뛰겠죠. 수십억원치 부동산 소유자에게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 수백 만원에도 펄쩍 뛰는데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지어놓은 공장과 농장이 어디갑니까? 그대로 있습니다. 좌파 세계와 우파 세계가 목표로 하는 총 생산력에 차이가 없어요. 둘다 목표는 맥시마이즈에요. 신이 되겠다는 거죠. 물론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는, 총 생산의 일부이거나 또는 극-히 일부인 최저임금 씩만 나눠줘도 할말이 없게 되다보니 행복도에 차이가 있겠죠. 그 낮은 행복함 마저도 개쩌는 생산력, 예컨대 쿠팡 싸구려 로켓배송으로 커버가 된단 말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얼마나 사회가 소비재를 찍어내느냐의 관점에서 정말 별 차이 없어요 좌파와 우파는. 놀랄 만큼 비슷합니다. 공장을 먼저 세워 놓고, 그 소유권을 개인으로 하느냐 공동으로 하느냐, 프로덕트를 소수가 갖느냐 전부 다 나눠 갖느냐 그 차이밖에 없습니다. 그건 진짜 쉬워요. 그건 그냥 통장 명의를 전산으로 몇 자만 두드리면 끝나는 일입니다. 좌파와 우파는 모두 생산력 처돌이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맥락에서 좌파는 자본주의 하에서도 너무너무 잘 먹고 잘 살게 되면 예전보다 좀 조용해지는 경향이 있어요. 중산층이 너무 잘 살면 걔들이 혁명을 안 합니다. 인간은 배고픔에도 한계가 있어서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더 먹고 싶지 않거든. 그래서 생산력 자체가 충분히 증대 되면, 밥 굶는 사람이 별로 없게 되면, 경제체제에 대한 불만이 줄어들어버립니다. 그래서 사회주의 혁명이 안 일어나는 최대의 적은요, 물론 자본주의자들의 더러운 프로파간다도 까닭이기는 합니다만,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먹고살만한 중산층을 만들어 주는 경기 활성화입니다. 경기가 활황인데 무슨 불만으로 혁명을 합니까.
물론 이론적으로는 불만일 수 있죠, 100명이 보급상자 100박스를 만들었는데 그 중에 1명이 99박스를 가지고, 99명이 1박스만을 받는다. 그래서 억울하다. 실제로 억울한 거 맞습니다. 아무리 회사 창업을 오너가 했더라도 직원들이 성장시켜준 모든 시간동안 기여가 있는데 그것도 오너가 싹 가져가는 거죠. 부당하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1박스만 까도 한달 내내 충분히 먹고살 만 해버리니까, 굳이 총 들고 거리로 안 나가는 겁니다. 좀 적다고 생각해서 화가 나더라도 총 들고 나갈 동료들을 찾을 수가 없는 겁니다. 생산기술 발달로 1박스 안에 들어있는 상품들이 혜자가 되어버리면 그렇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2박스, 3박스 가지는 중간층들이 늘어나면요? 더 안 됩니다. 물론 실제 세상은 0.1박스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절반은 될 거에요. 진짜입니다. 통계 열어 보세요. 여기서 중요한건 2박스, 3박스 가지고 있는 중산층이 0.1박스도 가지지 못한 최하층을 배신해버리는 겁니다. 지금의 중도우파 당이 그렇습니다. 중도우파 당은 먹고살만한 교양쟁이 먹물 중간층들의 당이거든요.
아무튼 빈곤의 문제들도 기본적으로는 생산력의 증대로 무마될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하는 것은 걔들 둘의 차이보다, 녹색주의자와 안-녹색주의자들의 차이를 먼저 보시라 이겁니다. 걔들은 진짜 보통사람들과는 마인드가 다른 사람입니다. 마치 좌파와 우파가 각각 "진정한 군대는 시민이 조직한 민병대이다!" "진정한 군대는 국가에 충성하는 국가군이다!" 라고 하는 동안 "야 총 버려 위아더월드야" 라고 말하는 셈입니다. 좌파든 우파든 핵폭탄을 만들고 싶어서 안달 난 거 모르셨어요? 그게 아니라면 냉전시대 소설가들이 무슨 소재로 소설을 씁니까?
그니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겁니다. 질적인 차이를 먼저 구분하고 양적인 차이를 구분하자. 산업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를 하나의 축으로 봐야 하고, 산업의 이익을 어떻게 배분하느냐를 또 하나의 축으로 봐야 합니다. 이렇게 입체적인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녹색당은 좌파일까요 우파일까요? 저는 녹색주의인가 - 아니면 - 산업주의인가의 신규 기준을 만들어서 그 위에서 판단하는 게 낫지 싶어요. 그래야 괜히 서로 오해도 없고 덜 싸우고 좋지 않겠습니까?
Photo by Remy Gieling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