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개인에게 트라우마를 남기듯, 시대는 세대에게 트라우마를 남긴다
"제가 (이혼)상담을 하다 보면요, 남자분들은 가스라이팅 당했다는 얘기 하지 않아요. 한 번도 제가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여자분들은요, 거의 100이면 70~80이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말을 하세요. 왜 그럴까요? 왜 여자만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걸까요? 저는 거기에서 약간 남자와 여자의 삶에 대한 주체성이 좀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도 여자지만, 결혼을 하면 그 주체성이 떨어진다는 거죠. 가장이 생기니까, 남편이 있으니까, 남편한테 믿고 맡기는 부분이 있는 거예요. 우리가 그건 학습된 거라고 생각해요. 역할. 성 역할. 남편의 역할, 여자의 역할, 아내의 역할. 거기에 나도 모르게 익숙해지다 보니까, 연애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남자의 역할, 여자의 역할이 있는 거예요. 성 역할이. 우리는 어릴 때부터 그런 것에 익숙해져 있고, 내가 아무리 그걸 부인해도…. 저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그런 교육받지 않았고 나는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성 역할에 익숙해져 있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나의 그 무의식 속에. 그래서 그런 것이 발현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단 한순간이라도 생각을 멈추잖아요? 그러면 그렇게 되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는 그거를 가스라이팅 당했다고 얘기를 하는 거죠. 원래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내가 이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결혼을 해서, 이 사람이 나를 의도적으로 가스라이팅 해서, 그렇게 됐다 라고 말을 하지만, 제가 볼 때는 우리 인생은 단 한순간도 나한테 달려있지 않은 적이 없어요. 그런데 내가 그것을 포기한 거죠. 뭘 포기했을까요?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편한 걸 추구하고, 저 사람을 믿고, 아무런 근거 없이 상대방을 믿고, 그리고 착하기만 하려는 것. 좋은 소리만 듣고 싶은 것. 그런 것 때문에 결과적으로 내가 내가 아닌 사람처럼 살게 되는 거죠. 그런데 그것 역시 내가 선택했다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