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들

나루시선, 33

by 나루

얼굴들

서나루





열여덟에 명문 대학을 입학한 사람들이 있다

스물 넷에 박사가 되고

스물 여섯에 교수로 임용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이제 사업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한 길을 걸은 사람들은 하나의 영혼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건강하고 잘 먹으며

언제나 앞을 보고 걷는다

그들은 자기 자신의 영혼을 이해한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하루를 보내지 않고

허무한 일주일과 기억이 없는 보름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은 일 년을 보내지 않은 사람은

마음 속에 여러 명의 영혼이 살지 못한다


자신을 다 이해해본 적도 없고

그 안에 몇 명이 사는지도 다 헤아리지 못했다

이부자리가 너무 추운 밤에는 눈을 감고

그렇게 많은 얼굴들과 목소리들을 인터뷰하고

시끄러운 생각들과

하나의 가슴 속에서

안쓰러운 인간들에게는 말소리가 그리도 많다는 것을 배우리라


내 조각난 영혼들이 웅성거리며

듣기 싫은 생각들을 하고

한심한 바램을 제출하고

외국어로 그리고 처음 듣는 고함으로 울부짖는 법을 가르칠 때

우리는 타인의 모국어를 이해한다


내 안에도 저것이 있고

저것 안에도 내가 있다








Photo by Alina Grubnyak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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