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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루 Feb 22. 2020

광기의 우생학

나루시선, 2

광기의 우생학

                                서나루



사람 죽은 거 본 적 있는가?

드라마에나 나올 것이 내 얘기가 되면 얼마나 생경한가?

실재가 되면 이제는 어쩔 것인가

꺼진 모니터에 보조개 주름 하나 겹진 것이 비친다.

제과기능장의 패스트리처럼 후회가 겹이지는 것이다

파이 반죽은 꼬아도 꼬아도 한 덩이지. 오장

육부처럼


하지만 아직도 잘 소화하고 있는 것은 광기다

용케도 버티지, 미칠 때도 되었는데

술집 여자 머리채를 잡고 오케스트라 지휘를 하듯 

썅년아 이 썅년아 하는 포주를 꿈꾼다는

멘토링 중학생의 광기만큼도 못 되고, 

삶의 리듬에 몸을 맡긴

그래서 신의 목소리를 듣는 오랜 벗들처럼도 못 되고

남은 것은 돌아가는 눈깔밖에 없다 이거지


그래서 여태 정신을 붙잡고 살았다

개 새끼가 되어도

짐짓 치켜뜨고 거울을 봐도

광기는 낭만처럼 오는 것은 아니다


미친다는 것은 춤추는 것

자연에 몸을 맡기는 것

세탁조가 돌면 소매들이 서로 엮어들듯

삶의 쿵쿵에 따라 오장육부가 겹이지는 것

자연이 아니라면 왜 존재하겠는가

풀어질 수 없도록 소용도는 것은 섭리이다

개헤엄이 개 같아 보이는 것일 뿐이다.

뭍으로 나오려


얕은 숨을 쉬는 

개 새끼처럼. 신고를 하면 잡혀라도 가지

기소가 되는 것만은 빼고 벌집처럼 개판을 쳐 놓는

개 새끼가 될 줄은 몰랐다. 남 일인 줄 알았는데

놀랐지? 그것이 말을 건다. 열 명당 한 명의 죽임을 피하듯

죄도 광기도 피해 온 줄 알았지만, 실재들은

다 여기를 가리키고 있다. 보라


마음 따듯한 사람과 

마음이 없는 사람의 차이는

없지 않은가 그래

너는 광기를 마다하고 무엇이 되었느냐는 말이야










(2018.6.8)

Figure with Meat, Francis Bacon, 1954, Art Institute of Chic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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