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점심 드시게요 8

우리라는 말

by 강물처럼



추워졌습니다.

'춥다'는 움직임이 없는 형용입니다.

예쁘다. 좋다. 크다. 젊다. 많다.

이런 말들과 한 집에 살면서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그러다가 어느 때는 추워지고, 예뻐지고, 좋아지고, 젊어집니다.

그러면 움직임이 생깁니다.

하나의 과정이 형성됩니다.


요리를 즐기는 사람들은 직접 만든 ´가루´를 한 통 가지고 다닙니다.

마법의 가루라고 부르면서 아니다 싶을 때 한 스푼씩 넣어줍니다.

그러면 훈감한 맛이 납니다.


움직이지 않는 형용사에 동작을 불어넣어 움직이게 만드는 ´~지다´라는 저 ´말 같지 않은 말´

저는 그런 존재들에게 배웁니다.

날마다 따라다닙니다.

하지만 그런 맛을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흉내로는 어림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자리를 지키는 댓돌이 하는 일 같은 일을 아무에게나 맡기겠습니까.


위험해졌습니다.

시시각각으로 공격을 받는 기분입니다.

정말이지 움직임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위험해지고 나면 격해지고 초조해집니다.

매일같이 코로나 확진 환자가 얼마나 늘어나고 있는 지금이 꼭 그런 심정입니다.

그래서 야무지고 오달지고 암팡져야 합니다.

다부지게 살라고 어른들은 우리를 가르쳤습니다.

더 이상 위험해지게 내버려 두지 않으면 됩니다.


다시 좋아지면 좋겠습니다.

건강해지고 밝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들´이라는 말은 아무리 추워도 그 안에 따뜻함이 감도는 말입니다.

따뜻하고 그러면서도 천천히 가는 말, ´우리´

불안을 회복하는 말입니다.

그런 우리가 기도하면 무엇이든 좋아질 것을 믿습니다.


작가의 이전글기도 16-1